아바나의 시민들 슬로북 Slow Book 1
백민석 글.사진 / 작가정신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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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쿠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체 게바라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그 나라에 대해 딱히 크게 아는 건 아니지만, 어쨌거나 쿠바라는 나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눈이 번쩍 하는게 사실이다.  지금은 상황이 어떻고, 누가 지배하고 뭐 그런 걸 자세히 아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쿠바 해방과 혁명을 위해 체 게바라가 자신의 목숨을 바치고, 작년 쯤 죽은 카스트로가 함께 했다는 정도만 아는게 고작이지만 말이다.  아직도 공산주의인 건 알지만, 요즘 이런 쿠바 여행 관련 책들이 제법 나오는 걸 보면 북한처럼 완전 패쇄 이런 느낌은 아닌가 보다.  하긴, 백민석 작가님이 올린 글이나 사진을 보면 뭔가 자유로움이 많은 거 같아서 공산체제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진 않는다.  물론 북한과 수교중이고 아직은 왕래가 그리 자유로운 것 같지 않은 걸 보면 자유주의, 자본주의 국가가 아닌 건 분명하지만, 그래도 뭔가 그 나라 국민들에게서 자유로운 영혼이 느껴지는 건 국민성이라 그런건가?



자유롭게 광장에서 춤을 즐기는 젊은이들, 그리고 애정표현 또한 과감없는 사람들.

오히려 뭐 우리보다 자유로워 보이는 이 기분은 뭐지?

쿠바 국민성으로 봐도 옳치 않을까?

게다가 아직은 덜 발전된 모습에서 우리나라 70년 대의 모습도 보이지만 그만큼 순수함을 간직한 것이 새삼 그리운 고향 느낌도 나는 것 같다는 작가의 말이 이해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헤밍웨이가 살아서 더 유명하기도 한 곳인데, 백민석 작가는 오히려 유명인인 체 게바라나 헤밍웨이의 삶을 따라가기 보다는 발길 닿는대로, 길 잃으면 길 잃는대로 직접 떠나 그 시민들의 모습을 따라가다 보니 그게 진정한 그나라를 보고 왔다는 느낌마져 들게 한다.



어디든 셔터를 대고 누르기만 해도 작품이 되는 곳.  이 곳이 쿠바가 간직한 매력 아닌 가 싶다.

심지어 그곳에 못 박힌듯 뭔가를 바라보는 청년조차 그림이 되고 예술이 되는 기분이다.  비록 옷은 난해하고 이해 못할 뭔가를 두르고 있다고 해도 말이다. 

스웨덴의 지배를 받아서 그 시절 건축 양식을 하고 있는 것도 꽤 특색있다.  뭔가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뒤죽박죽인데도 그것들이 모여서 조화를 이뤄 내는 느낌이라고 할까.


 

사람 그 자체가 하나의 문화이자 그림이자 예술인 곳이 아닌가 싶다.

그들의 모습을 담으면서 돌이켜 추억해 보는 작가님의 모습이 오히려 같이 행복에 물든 느낌.

물질적인 것이 전부가 아님을 돌아보게 해주는 그런 묘한 기분이 드는 여행에세이 느낌.



특히 소녀들의 모습은 감동까지 전해진다.  사진 한장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이 이 곳 쿠바가 아닌가 싶다.

여행 관련해서는 몇 권 읽어 봤는데 그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그 나라의 소소함을 엿보는 쿠바관련 책은 처음이 아니었나 싶다.

그래서 더 뭔가 와닿고 공감이 가는 느낌.

심지어 따스한 느낌이 들어서 더 좋았던 거 같은 책.

뭔가 자세히 가 볼 수 있는 스케쥴이며, 들러야 할 곳을 알려주는 그런 가이드북은 아닐지라도 그 자체만으로 쿠바라는 나라의 매력에 폭 빠질 수 있는 기회가 아니었나 싶다.

점점 더 가보고 싶게 만든다.  비록 이 책에선 헤밍웨이, 체게바라 관련 여행지가 많이 나오진 않았더라도 그들과 관련된 곳도 보고싶고, 직접 웃음만은 이 시민들과도 부딪혀 보고 싶고..... 물론, 지금의 내 모습에서 그게 꿈인걸 깨달을지라도 말이다. 

사진과 글을 보며 절로 웃음이 많이 났던 여행에세이였다.  더불어 따스한 느낌은 추가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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