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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전 시집 - 윤동주 100주년 기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 지음 / 스타북스 / 201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참 드문일이다. 어제 산 책을 오늘 내가 다 읽어 내는 경우는....
물론, 뭐 시집이라는 잇점이 있어서 금방 읽을 수 있다는 것도 한몫 했겠지만, 왠지 윤동주 시인한테 끌린다고 해야할까.
특히나 100주년 기념으로 새로 나왔다 하고, 이제껏 나온 유고집들을 전부 모아 나온 책이라는 사실이 나를 구입까지 이끌었고, 하루만에 읽어내게 만들었다.
자, 내가 시집을 제대로 이해하는 인간이던가? 시라는 걸 읽고 막 감동하던 사람이던가? 그런면에서 시인들에게 참 죄송하고 시를 읽기가 꺼려지는 것도 사실인데, 그래도 우리의 역사를 함께 하는 시인 윤동주 그의 시집은 한번쯤 읽어 보고 싶은 기분이었달까.
책을 펼치며 내가 아는 그의 시는 몇편쯤이나 될까 라는 기대감부터, 시에 대한 문외한을 어찌 극복해야할까... 고민을 했다.
언제나 글자를 읽어내는 데 급급하다보니 늘 단어하나에서 주는 향기를 놓칠때가 많고, 전체적인 맥락만 파악하는 독서를 자주 하다보니, 줄거리가 없는 시를 읽는데 어려움이 따르는 시 초보자의 모습을 어리버리 나타내게 될까봐 걱정이 됐다. 결국 시를 다 읽은 지금, 나의 그 걱정은 기우가 아니라 사실이었음을 명백히 알게 돼 버렸지만......
일단, 너무 유명한 서시는 읽을 수록 사람을 에이는 느낌. 언제나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바라는 시인의 모습은, 자신의 모습인지 혹은 행동으로 보이기 보다 시를 짓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모습인지...그도 아니면 행동하기 위한 준비의 모습인지.... 그럼에도 나는 그 시를 읽으면서 인생 전체를 통틀어 이야기 하는 느낌이 든다. 그래, 나도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고 싶었는데...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고 살고 싶은데.....그게 참 잘 안된다는 변명 아닌 변명.
세상이 날 변하게 한다는 어이없는 회피.
서시는 읽을 때 마다 내 자신을 부끄럽게 하고, 고개 숙이게 한다.
그 시 하나 만으로 이미 나는 윤동주 시인에 KO패.
뭔가를 더 말하고 어쩌고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른다. 거기에 더해 학교다닐때 배운 "자화상"으로 완전 훅~
자신을 향한 이야기지만 나는 또 나에게 대입을 해본다.
우물의 그 사나이. 하지만, 그게 꼭 본인만을 위한 이야기랴.
시 하나하나가 콕콕 찌르네.
전체적으로 전부 다 좋았다. 이런 말은 솔직히 못하겠다. 내가 아는 시 몇편과 가슴을 스치는 시를 읽으면서 아~ 하긴 하지만, 어떤 시는 참 이해하기도 힘든 부분도 있었던 게 사실이고...
일제에 대한 저항시 느낌의 시가 꽤 있기도 했고, 자신의 스스로에 대한 되돌아 봄에 대한 시, 그리고 고향에 대한, 나라에 대한 시들의 느낌.
갑자기 이 책을 읽고 윤동주 시인에 대해 말하는 지인들의 추천글과 윤동주 시인에 관련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의 일생이 갑자기 급 궁금해 졌다. 작년즈음엔가 개봉한 영화를 못봤었는데, 갑자기 그의 일생을 되돌아 보고픈 기분.
겨우 광복 몇개월을 앞두고 감옥에서 스러진 그의 주검. 아, 마음 아프네.
도대체 일본 놈들은 그에게 어떤 실험을 하며 주사를 준게야. 이유를 알 수 없는 죽음이구나. 마루타처럼 이상한 실험을 한게냐?
매일 매일 이상한 주사를 맞고 사망했다 하는데 진심 이가 갈린다.
이렇게 젊은 한 생명을 아쉽게 우리는 떠나 보냈네. 물론, 그의 고종사촌과 함께.
이참에 얼마전 사놓은 <시인 동주> 책을 꺼내 들어야 겠다. 그의 일생이, 혹은 그의 이야기가 엄청나게 궁금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