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시간

차의 시간 -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 ㅣ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7년 6월

작가 마스다미리 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커피를 어느순간 부터 훅~ 좋아하다보니 카페 가는 걸 무지 좋아하긴 한다.  게다가 우리나라가 한집 건너 카페가 들어설 정도로 얼마나 많은 카페들이 성업중인가.  그러다보니 이 책을 읽으면서 캬~ 라는 공감도 하고, 아, 일본이랑 우리나라랑 참 틀린게 많긴 하구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됐다.

일단 카페를 간다는 건 물론 혼자서도 충분히 갈 수 있지만 약속이 생기거나 조용히 책을 읽을 일이 있을때가 아닌가 싶다.  그외엔 내가 혼자 간적이 있었던가?  간혹은 가족과 동료와 친구들... 그리고 휴가때 혼자정도.

거기서 주로 나는 커피를 주문하고 그외 같이 먹을 수 있는 가벼운 디저트를 겸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러나저러나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원해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인 듯 하다.  언제였던가?  별다방에 누군가 만나러 간적이 있는데 진심 마스다 미리 말마따가 전부 노트북 하나 정도는 앞에 두고 타닥거리던 모습.  그건 과제일 수도 있고, 일반적인 검색일 수도 있고, 회사 일일수도 있는데 모두들 열심히 였다는 사실이다.  이제 차를 마실 수 있는 그런 공간은 열려있지만 혼자만의 공간이 돼 가는 느낌.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오롯이 그 자리 그 부분만은 나 자신을 위해 여유를 부려도 좋은 느낌의 장소.

일본은 커피가 아니래도 차 문화가 꽤 많이 알려져 있기에 굳이 커피만을 생각치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 좁은 땅덩어리에 카페거리가 즐비하듯 커피를 워낙 많이 마시다보니 "차의 시간" 하면 커피가 대부분 떠올려지곤 한다.  그리고 그 커피와 어울리는 조각케이크는 작은 사치이려나? 

특히 마스다 미리 작가가 우리나라에서 와 느낀 에피를 넣은 부분을 보고 고개를 진심 끄덕거렸네.  대부분 일본에선 하나씩 조각케이크를 각각 시켜 먹는 모양인데, 우리나라는 정말 각각이 아니라 같이 어울려 먹을 수 있는 남의 것도 한 포크쯤은 거들 수 있는 그래서 사람수와 케이크의 수는 일치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문화라서 작가가 그리 느꼈다는 사실이 새롭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래도 어째 우리나라 에피가 들어가 있다니 뭔가 공감이 더 되는 기분은 뭐지? ㅋ

제일 신기했던 건 호텔 딸기케이크 뷔페를 먹기위해 두어달전부터 예약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깜놀.

나만 놀랜건가?  우리나라에도 그런 문화가 있었던가?  워낙 뭐 그런 쪽으로 신경을 안 쓴것도 있지만 그래도 역시 일본은 하나에 꽂히면 같이 몰리는 느낌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네.  게다가 참 다양한 카페종류와 차를 마실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웠다고 할까.  하긴 우리나라도 각각 특색있는 카페들이 문을 열어 내가 가보지 않은 곳이 많으니 이렇게 말을 한다는 것이 우습긴 하지만 그래도 작가의 경험의 글을 보면서 역시 우리랑 다르네.  이런 느낌이 많이 들었다.

물론 워낙 공감이 팍팍 드는 작가라 한 장명씩 넣어둔 것에 박수를 쳐가며 어머어머~ 맞아맞아 막 이런 생각을 한게 더 많다는 거~!

어쩜 마스다 미리는 참 사소한 것에서 이렇게 공감을 이끌어 내는 건지.

내가 생각했었지만 너무 사소해서 넘겼던 이야기나 생각들을 이렇게 표현해 놓으니 읽으면서, 보면서 박수를 치게 된다.

그래, 나도 그랬어.  라며.......

그 소소함의 공감에서 역시 뭔가 잔잔함과 동시에 작은 힐링을 느낀다고 할까.

다른나라 다른사람이지만 사소한 것에서 오는 느낌은 참 많이 비슷하구나 라는 생각을 또 한번 했다.

아주 작지만 소중한 힐링의 시간, 마스다 미리의 <차의 시간>을 읽으며 느낀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