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이웃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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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책을 읽으면서 아니 초반 시작하면서 나랑 안 맞는 책이구나.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책은 아니구나.  이런 생각에 좌절을 했었다.  사실 역사를 좋아하긴 하지만 근현대사에 대해서는 그냥 그냥 읽기가 싫어지는 느낌.  그냥 개인적인 취향이었던지라 그랬다.  그런데, 어? 챕터 3을 넘어가면서 점점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그들의 인생 한명한명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갑자기 뭔가 뒷통수를 치는 느낌.  그냥 이야기긴 한데 반전과 반전의 연속이다.  마치 뭔가 반전드라마 혹은 범인을 찾는 느낌이 돼 버리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느낌은 내 이웃의 이웃, 그리고 나 스스로의 본인이 선한 이웃인지 그런 고민을 하게 될꺼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구나.  아직 사실 제목이 왜 <선한 이웃>인지 정확히 이해하진 못했다. 



최민석을 잡기 위한 김기준의 작전, 그리고 그들을 돕는 관리자.  그리고 연극을 사랑하고 그 속에 빠져 살아가는 이태주, 김진아.

이들의 삶이 촘촘히 얽혀있는 이야기는 서로 관계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같지만 결국 하나의 길을 향해 간다.

과연 우리는 나는 지금 현재의 모습이 만들어진 모습이 아닌 진짜 내 삶인 것인가?  내 의지로 살아 가는 삶이 분명한 것인가?

혹은 그 누가 관여해서 만들어진 내가 아닌 그 누구도 아닌 모습의 삶인가.

갑자기 책을 읽어가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난 분명 내가 택하고 우연이든, 필연이든 내 선택으로 이루어진 삶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책속의 주인공들의 삶이 거짓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누군가 설계 된 듯한 느낌이지만 결국 그들도 본인이 선택해서 이루어진 일이 아니던가.  그럼에도 그들 삶을 들여다보면 속터지고 화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긴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이 결국 주인공이었고 본인 스스로가 원한 삶은 아니었을지언정 그들의 결정이었음을 인정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그 시대 그 시기에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런 선택이 최선이었다고 생각 할 수 밖에 없는......


하지만, 그래도 끔찍하다.  그 믿음이 비록 국가를 나라를 그 모두를 위한 일이라는 결정이었다고 해도 그게 꼭 옳았다고 할 수 없다.  너무도 명명백백히 세월이 흐르고 그때의 그 조작된 인생은 진짜가 될 수 없음이 사실이니까.



하나하나 만들어지고 조작되어진 삶이 진짜라고 아무리 소리쳐 본들 그게 진짜 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럼에도 이태주는 본인의 삶이 거짓인지 진실인지 그 어떤것도 알 수가 없었던 것 같다.  그는 그냥 그 삶이 진짜처럼 보이는 한 나약한 인간에 불과해 보였고, 힘들지만 그 인생을 즐기며 살고 있는 듯 했으니까.  그러니까 그는 정말 연극의 대본을 만들어가고 연출을 해 가면서 본인의 행복을 찾아가는 것 같았으니까.  그건 결코 거짓이 될 수 없는 삶이었다. 


뭔가 난해한 듯한 대사속에서 느껴져오는 전율이라고 해야할지, 그 시대상을 이해해 가며 읽으니 감정이입이 비록 크게 되진 않을지라도 그 시대상이 결국 되풀이 되고 있었던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됐다.  지금도 그 어디선가 조작되고 만들어진 우리의 이웃이 있고 내가 믿었던 것들이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은 늘 존재하므로......

무엇을 믿고, 무엇을 거를것인가는 분명 본인의 선택이지만 그 선택지에서 우리는 어쩌면 그 모든 것들을 조작해 내는 몸짓들에 의해 세뇌되어 진 건 아닌가 하는 불안함도 분명 존재했다.


책을 읽을수록 고민을 거듭하게 된다.  지금과 80년대의 삶이 정녕 변화했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 변화속에서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가 아니면 아직도 그자리 그대로인가...... 그래도 조금은 변했다고 대 변혁은 아닐지라도 조금이나마 변했다고 믿어보련다.  그렇치 않으면 너무 암울하므로......


그나저나 이 책을 읽어갈 수록 세익스피어가 그렇게 읽고 싶어 지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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