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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3원3재 이야기
박상하 지음 / 일송북 / 2011년 11월
평점 :
사실 말은 많이 들었어도 정확하게 3원 3재를 알진 못했다. 겸재 정선, 단원 신윤복 정도로 뭐 엄청 유명한 사람들에 대해서만 알고 있었고, 심지어 다른 역사속 인물들은 이름은 들어 봤으나 호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그나마 위로라면 이 책 속에 나온 인물들은 그림은 제대로 모르더라도 이름은 죄 들어봤던 사람들이라는 거.
일단, 우리나라의 삼재는 겸재 정선, 공재 윤두서 (본인 자화상으로 엄청 유명하신) 현재 심사정.
삼원은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오원 장승업, 그리고 작가가 애정해서 번외(?)로 넣은 칠칠이 최북.
최북 역시 다른 호가 있었으나 거참 고새 난 또 까먹었네. 스스로가 칠칠이로 불리길 바랬으니, 비록 호는 아닐지라도 그냥 칠칠이로 알고 있는 걸로.
겸재 정선의 그림이야 진경산수도 부터 시작해서 금강산을 그린 어마어마한 그림들이 워낙 많고, 안평대군의 꿈을 그려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지 않은가? 나도 요새 기억력이 가물가물해서 대체 이 역사가 저 역산가 뭔가 좀 헷갈릴때도 있긴 한데, 그 얘긴 꽤 유명한 듯 하다. 그래서 사실 둘째가라면 서러울......
내가 그림을 봐도 캬~ 진짜 감탄이 절로 나온다. 특히 산수화, 풍경화 이 쪽으론 나도 역시 엄지척.
윤두서는 자화상 하나만으로 그 존재감과 아우라가 느껴지는 작가. 원래는 얼굴만 그린게 아니라고 하는데 어째서 몸 부분이 지워지고 얼굴만 남은건지... 그 이유를 어디선가 읽었는데 또 잊었다. ㅠㅠ 나의 이 3초 기억력이란 나참.
단원 김홍도가 우리네의 일상속을 잘 파고 들어서 그림을 그려내는 솜씨가 워낙 유명해서 교과서에서 엄청 나게 실려있고, 그야말로 생활화의 달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지라. 특히나 배경을 생략하는 김홍도의 기법은 후에 다른 이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친듯 하다. 그러나 저러나 개인적으로 난 어째 혜원 신윤복 그림이 맘에 드네. 여인네들을 그리고, 어쩌면 남들이 과감히 표현하지 못했던 남녀의 사랑과 기생들을 그려냈기에 그 시대엔 약간 내쳐지고 업신여겨지는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난 또 그런 그림들이 좋네.
오히려 뭐 그런 이단아 적인 느낌이 맘에 들었다고나 할까.
저자는 개인적으로 최북을 좋아해서 그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는데 글쎄 개인적인 느낌의 그림체 만으론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던 지라 (이건 정말 그림의 문외한인 내가 느낌 감정이니 테클은...사양 ㅠㅠ) 읽으면서도 그리 와 닿치 않았다.
뭔가 흐릿하면서도 거친듯한 그림이 확실한 형태를 원하는 내 마음엔 그리 들지 않았음이요.
암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그들. 화려했던 그들이 모습도 있고, 정말 생사조차 어찌 됐는지 모르고 사라진 그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깊이 있게 다뤄져 있었는데 뭔가 크게 새로운 느낌은 없어서 3원 3재 이야기에 엄청 기대가 컸던 느낌이 좀 사그라진 기분.
그래도 그 유명한 그들의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물론, 실제 보지 못했지만.ㅠㅠ) 뭔가 그 분들과 함께한 기분이 든다.
몰랐던 그림들도 꽤 실려있었고, 너무 유명해서 교과서에서 엄청 많이 봐 왔던 그림도 있었고......
3원 3재 그리고 칠칠이 최북의 삶과 그림이 궁금한 분들이시라면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