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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본다 ㅣ 미드나잇 스릴러
클레어 맥킨토시 지음, 공민희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음, 이 책은 초반 90여페이지까지 약간의 지루(?)함만 견딘다면 후반부부터는 아주 쭉쭉 달린다. 그만큼 초반 부분은 주인공의 삶이라든지,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많아서 뭐지, 싶다. 하지만, 후반부부터 이야기의 본격적인 부분이 시작되면 우아, 속도감이 휙휙~이다.
일단 요즘의 시대를 보면 세상은 뭐랄까 하나의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분이다. 내가 어떤걸 먹고, 어디에서 누굴 만났는지 몇번의 클릭이나 혹은 스마트폰 몇번의 검색이면 뭔가 나에 대해 나와버리는 느낌.
물론, 기본적으로 SNS자체에 본인이 그런 글을 올리거나 사진을 올리거나 해서 많은 부분들이 오픈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도 블로그질을 하긴 하지만서도 정보공유의 느낌도 있고, 요즘처럼 만나는 사람들보다 온라인으로 이야기하는 이웃들이 많다보니 소통의 의미도 있는데 이 소통을 이용해서 내 정보가 털려버리는 것 같은 느낌도 없쟎아 있긴 있다.
자, 그럼 이 책의 이야기는...... 매일 같은 일상 같은 경로를 걷는 사람들. 나는 의식하지 못하지만 난 그렇게 행동하고 같은 시간에 따라 움직인다면 확실이 타켓이 되긴 쉬울 것이다. 그러고보니, 내가 학교다닐때 버스라고는 하지만 시간대는 늘 비슷해서 늘 같은 자리 같은 시간에 타는 남학생을 일명 버스맨이라 부르며 좋아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니, 만약 맘먹고 그런 주인공인 나를 감시하고 뭔가 범행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변하지 않는 나의 일상이라면 분명 쉽게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이 책의 이야기가 그런이야기다. 나는 의식하지 못했던 일상의 행동들을 관찰하고 "나"를 따라잡는 눈.
와, 생각만해도 끔찍하긴 하다. 주인공 "조"가 덜덜 떨었던 걸 이해 할 수도 있을 거 같다.
생각해보면 나 역시도 비슷한 행동패턴을 하고 같은 시간에 움직이고 있지 않은가. 아닐거라 생각하면서도 막 이 책을 읽고나서는 뭔가 주위를 한번 더 둘러보게 되는 느낌. 무섭네.

이런책을 읽다보면 참, 언제 어디서든 우리의 일상이 노출되고 타켓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후덜덜하다. 제발 그런일들이 없었으면 좋겠는데....ㅠㅠ
스토킹, 관찰 이런 단어들이 자연스레 연상되는 이야기였다. 아무리 스스로 조심한다고해도 맘먹고 이렇게 관찰한다면 거참.......
한번쯤은 자신의 패턴, 동선등을 점검해 봐야할 그런 자각이 들게도 한다. 그리고, 너무 무분별하게 내 정보, 남의 정보를 노출하거나 하지도 말아야 겠다는 생각도 더불어 들게 했던 책이다. 요즘은 관찰 아닌 관찰속에 여러눈 들에 노출된 우리의 삶이 아닌가 싶다. 하긴 CCTV만해도 그렇고, 차량 블랙박스만도 어딘데....... 오롯이 나만의 세상 공간이 사실 있기나 한가 라는 의심이 들어 조금은 서글픈 마음도 생겼었다. 여튼, 오늘도 주위 두리번 거리기는 한번쯤 할 듯 한 이 기분. 무섭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