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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말을 할 때 ㅣ 중앙문고 84
엘레나 로웬탈 글, 프란체스카 바쭈로 그림, 김은정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참 신기하다. 난 왜 이 책이 끌려서 사 놨을까?
한동안 동화에 끌려서 이 책 저 책 구입한 적이 있긴 하지만, 이런 나름 글밥이 있는 책들까지 내가 마구잡이(?)로 샀을꺼라곤 생각을 못했네. ㅋㅋ 그래도, 전혀 내가 알지도 못한 사이에 구입해둔 책을 읽고 새로운 느낌을 받으면 그걸로 됐다 싶어서 요새는 그런 책 꺼내 읽기가 잼난다. 이 책은 그야말로 진심 왜 샀는지 이유를 모르겠는 동화책이긴 한데, 나름 고학년이나 저학년이래도 동화를 꽤 좋아하는 아이들이 읽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글밥도 많고 생각거리도 많다.
어느날 당신의 머리속의 것들이 이야기로 들려진다면?
오~
사실 처음엔 오오~ 했다. 정말 신기하고 재밌는 일 아닌가.
내가 생각한 이야기가 상대에게도 막 크게 들리는거라.
근데, 이 책을 읽다보니 정말 그런 사태가 온다면 진심 심각한 사회문제가 대두되고 이웃간의 대화단절은 물론이요, 싸움으로 이판저판 개판이 될 세상이 될 것 같다는 진실에 후덜덜 해진다.
사실 우리는 어린시절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교육받는다. 진실 만을 말하고 거짓은 잘 못된 행동이라는 교육.
하지만, 엄연히 하얀거짓말도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고 또 한번 느꼈다.
물론, 자신감 결여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잘 못한다거나, 생각은 정말 잘하는데 발표가 제대로 되지 않을땐 좋은 능력일 수 있지만, 실제론 머리속으론 지나가는 아주머니 파마머리가 어째 저리 못 나왔을고? 라거나,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얼굴 좋아지고 하나도 안 늙었다고 말은 해놓고 속으론 주름이 자글자글하니 어쩌니 라는 생각을 해서 그게 소리로 튀어나와 버린다면?
헐헐.. 진심 그건 말도 안된다.
나역시도 우리 사장님 아재개그를 막 웃으며 받아주지만, 사장님 제발 그 썰렁한 아재개그 그만 해 주시면 안될까요? 라는 생각을 할때도 있고, 열받으면 속으로 욕도 막 내뱉는데..이게 진짜 다 들려버리면 어쩌라고...ㅋㅋㅋㅋㅋ
결국 이 책에서도 뚜렷한 대안이 없어서 시의회에서 회의를 열지만 결국 자신들끼리 헐뜯는 생각들만 둥둥 떠다니고 별 뾰족한 수가 없다. 내 놓는 대책이란게 되도록이면 생각을 하지 말라는 거. 혹여 생각을 하더라도 남들에게 폐를 끼치거나 욕을 하는 것 말고 좋은 것만 생각하라는 거. 하지만, 진심 그게 사람 말 처럼 되냐고. 생각이 그렇게만 된다면 진짜 바랄것도 없겠다.
암튼, 마지막에 어찌어찌해서 그 시에 사는 사람들 생각을 한데로 뭉쳐서 빵~ 하고 없애버리긴 하는데, 이 동화책이 아주아주 획기적이고 재밌네. 생각도 하게 되고, 정말 거짓말이 존재해선 안되는 것인가에 대해서 한번 더 고민하게 되고, 아이에게 하얀거짓말의 실체를 알려줘야 하나도 생각하게 된다. 물론, 아이는 자라면서 하얀거짓말을 스스로 깨달아 가게 되겠지만......
어쨌거나 거짓말은 무조건 다 나쁜건 아니라는 거.
마지막 마무리가 좀 아쉽긴 했지만 이 동화책 나름 괜찮았다. 왜 사놨는지 몰랐었지만 사놓길 잘했다고 생각한 책. ㅋㅋ 이래서 내가 마구잡이식 구입을 스스로에게 허락하나 보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