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쌩떽쥐베리가 빠뜨리고 간 어린왕자
김현태 지음 / 징검다리 / 2002년 8월
평점 :
가끔은 내가 언제 산 건지도 모르고 제목에 혹해서 산 책들이 많은데 이 책도 그 중 하나인가 보다. 아무래도 <어린왕자>라는
이름 하나에 또 나는 그 나름의 감동이 있을 거라는 짐작을 하고 산 듯 한데.......
출판된지가 십년도 더 됐네. 저가로 확 풀렸을 때 산건가? ㅋㅋㅋ 산지도 꽤 됐더만...
뭐, 어쨌거나 이런 책을 살때면 원작의 기본까지는 아니래도 너무 대놓고 배끼거나 그 인기에 편승하려는 의미는 없었으면 좋겠는데, 저자의
의도는 분명 그게 아니겠지만 읽는 나는 그냥 또 그런 아류작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제목에서 어쩌면 모든 이야기가 다 나와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뭔가 심오하고 깊이 있기를 기대했다면 나의 욕심인 걸까나?
어린왕자 이름 하나만으로도 모든 감동이 전해오는 것이기에 이런 책도 절반만 해줬으면 하는데, 그냥 그렇다. 다 읽고 나서 뭐지? 막 이런
느낌.
그러니까 진짜 저자가 쌩떽쥐베리가 빠뜨리고 간 어린왕자를 만났대네. 그리고, 그 어린왕자는 또 원작의 어린왕자처럼 별들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색다른 별들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뭐랄까. 원작처럼 깊이 있거나 감동이 있거나 생각의 깊이와 울림을 전하지는 못한다.
차라리 어린왕자를 뺀 저자만의 생각의 글들을 채웠으면 어땠을까? 어린왕자를 만났다는 사실을 배제한 채 자신만의 글을 써 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긴, 그랬다면 나 역시 제목에 낚여서 사거나 하는 그런 것도 없었을 지 모르지만......
일본의 아류작도 그렇치만 이 책 역시도 읽은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하나도 없다. ㅠㅠ
내 기억력을 탓해도 상관없지만 그 만큼 울림이 오지 않았다는 사실.
짧은 이야기라도 뭔가 기억에 남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아예 뭔가 떠오르질 않으니......
제목으로 독자를 끌어들인 그런게 아니길 바랄 뿐이다. (정작 나 역시 제목때문에 구입해놓고 이런 얘길 한다는게 우습지만...... 나
같은 독자가 있기에 결국 이런 제목을 사용 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저자가 진실로 어린왕자를 만났을 지 모른다. 하지만, 쌩떽쥐베리가 빠트리고 간 어린왕자가 아닌것만은 분명했다. 이렇게 깊이 없이,
울림없이 이야기를 하는 어린왕자는 아니었거든. 그 어린왕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