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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 소년 - SF 미스터리, 4단계 ㅣ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3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프란츠 비트캄프 그림, 유혜자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3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0122/pimg_7203471151570529.jpg)
이 책이 2007년부터 작성한 내 리스트에는 없다. 그러니까 그 전 부터 약간씩 사재끼기 시작하는 병이 있었는데 2007년 전에 사놨다는 말이 되는군. 그러니까 내가 갖고 있는 리스트에도 없는 원래 갖고 있는 권수에 +1을 해야하는 책.
그만큼 오래 되었다는 말이기도 하고, 계속 눈에 띄었는데 그리 끌리지 않았다는 말이기도 하고 그도 아니면 늘 어딘가 짱박혀 있던걸 이제서야 발견하기도 한 게 되겠다. 근데, 참 언제나 이렇게 오래 사두고 묵힌 책을 꺼내 읽을때 드는 생각은 내가 왜 그때 이 책을 샀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는 점이다. 늘 표지족이거나 입소문을 타는 그러나, 베스트셀러는 그리 즐기지 않는 나인데, 이 책은 표지가 끌린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입소문을 탄 것 같지도 않고, 생각보다 유명한 느낌도 없었는데.... 혹여나 청소년 용, 청소년 문학을 좋아하는터라 그에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진정 이건 청소년용이라고 할 순 없지만.......
내용자체도 그렇고, 글 자체도 너무 생각이 많아지는 이야기라서 단순하게 읽고 넘어갈 수 만은 없는 책이기도 했다.
언제였던가, 꽤 오래돼서 기억도 잘 안나지만 <플라스틱 피플>을 자주 언급하는데 그 책을 읽고 만들어진 인연, 사람과의 관계등에 대해 소름을 돋았던 기억이 있다. 그러고 그 비슷한 이야기들이 꽤 많이 나와서 이젠 그런 이야기에 크게 놀라지 않게 되었지만, 이 깡통소년도 어찌보면 그런 이야기와 맥락이 비슷해서 간만에 또 읽어본 이야기가 새롭긴 하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0122/pimg_7203471151570530.jpg)
제목 그대로 <깡통소년> 그야말로 어느날 배달실수(?)로 깡동에서 나온 소년이 배달됐다. 아이를 주문대로 제작해서 주는 곳에서 잘못 배달돼 온건데, 바틸로티 부인은 자신의 불행한 삶(?)에 배달 돼 온 그 깡통이 그리고 소년이 자신이 기억하지 못한 주문을 한 것이라 생각하고 그대로 키우게 되는거다. 자신을 떠난 남편이 어느날 돌아오지 않는 남편이 주문해 주고 간 선물이라고 생각하는거지. 여기에 깡통소년 콘라트로 인데 사람들간의 관계가 이어진다. 그건 서로에게 상처가 되기도 하고, 새로운 인연이 되기도 하고 바틸로티 부인 자신의 생활을 깡그리 바꿔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 소년에 대한 엄마로서의 사랑은 분명하다.
자, 그럼 앞으로 계속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까? 모든걸 배워오고 해서는 안될 행동은 금지 되는 깡통소년 콘라트의 운명은 어찌될까? 그냥 이대로 엄마와 해피엔딩?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0122/pimg_7203471151570531.jpg)
인간관계, 만들어진 아이,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의 등장으로 자신의 삶의 변화등등 이야기 거리가 분명 풍부하기도 하고 생각거리도 많치만 역시나 이런 이야기를 짚어갈라치면 현대사회의 고립된 우리 개개인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정녕, 우리가 이처럼 SF적으로 꿈꾸는 세상이 결코 꿈만은 아니라는 진실.
그건 영화 <아일랜드>던가? 거기서도 얘기했고,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많은 동식물들만 봐도 결코 깡통속에 넣어 배달되는 소년이 비현실적이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 생각하면 끔찍한데, 또 그에 적응되면 우리는 태연하게 아이를 자신의 입에 맞게 주문하고 살겠지? 먼 미래에..... 그래도 진짜 그러진 않았으면 좋겠지만......
아직은 인간냄새 풀풀 나는 냄새가 70대 30으로 많은 세상에 살아서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먼 미래가 안타까우면서도 불안하고, 편하겠다 생각하면서도 암울한 느낌이다. 이 이야기도 가벼운 생활처럼 느껴지는 이야기지만 분명 SF적이고 결코 놀랄일도 아니게 되는 미래를 예견한 책이 아닌가 싶다.
아, 나는 그래도 이런 깡통으로 만든 소년을 내 아이라고 주문하고 싶진 않다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