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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넌 최고의 고양이 ㅣ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20
후지노 메구미 지음, 아이노야 유키 그림, 김지연 옮김 / 책속물고기 / 2013년 1월
평점 :

< 이 넘의 손떨림..ㅋㅋㅋㅋ>
그동안 고양이 이야기라함은 뭐랄까...... 귀하게 자라는 고양이 요즘은 쥐는 쳐다도 안 본다는 고양이, 이쁘게만 꾸면서 사랑만 받는 놀고 먹는 고양이들 이야기가 주를 이뤄서 이 동화책에서도 사실 큰 기대감은 없었다. 아직 글밥 많은 책을 읽기 싫어하는 딸램이 보다 내가 먼저 보게 된 동화책이긴 한데, 이 책은 기본적으로 고양이의 근본(?), 본분을 알려준 이야기다.
사실 처음 이 고양이도 이쁜 대회 1등을 위해서 주인이 엄청 이쁘게 가꾸고 자기는 아무것도 안하고 이쁘게만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당당히 1등.
근데, 몇개월뒤 반전이 일어나는 것이다. 갑자기 온 몸에 덕지덕지 딱지가 앉고 이것저것 생기는..... 그래서, 이 고양이의 효용가치(?), 값어치가 없어진 거라. 그래서, 결국 고양이를 갖다 버린다. (이런 이래서 유기견, 유기묘들이 많이 생기는겨. 으이그...)

버려진 길에서 우연히 만난 할아버지에게 매달려 자기를 살려달라고.. 할아버지는 맛난건 줄 수 없지만 숙식제공 가능.
뭐 그렇게 둘이 동거를 하게 되는데..... 할아버지 왈 "쥐를 잡을 줄 아냐?"
고양이는 살기위해 일단 노력해보겠다고.... 처음은 실패. 그러나 쥐의 꼬리를 살짝 잡아본 고양이는 그 희열을 느끼게 되는거지. 그래도 쥐가 워낙 약삭빠른지라 놓치기만 하다가 어느날, 길거리 고수에게 쥐 잡는 본능을 전수 받는거. ㅋㅋㅋ
본디 고양이의 본능은 쥐를 잡는 거였다. 어느순간부터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이들이 생겨나고 맛있는 간식거리들이 있는데 굳이 쥐를 잡아 먹을 필요가 없는 거였다. 그도 아니면 그냥 쥐를 잡는 본능에는 익숙하지만 잡아서 놀려먹거나.
하긴 티비에서 보면 못된 고양이 특히 못된 엄마들의 고양이는 덩달아 고양이까지도 못돼서 불쌍한 주인공을 놀려주고 쥐 잡을 생각은 안하고 그 유명한 톰과제리의 톰은 늘 쥐한테 당하기만 하고 심지어 쥐를 영특하고 귀엽게까지 묘사하다보니 우리들 인식에도 뭔가 변화가 생긴거 같은 느낌도 있고... 이래저래 쥐를 잡는 고양이에 대한 의미가 많이 퇴색돼 가던 요즘이었다.

그런데 이 책에선 그렇게 늘어지게 왕족생활을 하던 고양이가 자신의 본성을 깨닫고 그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쥐를 잡아 1등을 하고 좀 더 나아가는 모습으로 고양이를 격려한다. 뭐랄까 앞에 나열했듯 이런 이야기만 보다가 실지 고양이의 모습을 보여주니 뭔가 어색한 느낌이 처음엔 들어서 어리둥절 했었다. 세상에, 이게 진정 고양이의 모습이었는데 말이다. 고양이가 하는 일을 여실히 잘 보여준 동화책. 그래서 쌩짜 그대로의 느낌이라 나는 오히려 더 좋았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