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9PM 밤의 시간

11:59PM 밤의 시간 ㅣ 다음, 작가의 발견 7인의 작가전
김이은 지음 / 답(도서출판) / 2016년 9월

글의 짜임새가 나쁘지 않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이런 성향의 글을 좋아하지 않다보니 읽는 내내 이 무슨 사이코패스인가, 아니 소시오패스라고 해야 옳을 듯 하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완벽하게(?) 살인을 저지르는 여자.

그 여자의 얼굴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가?

어릴적 고급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가식적인 봉사활동을 하던 엄마의 말을 깊이 새기며 자라날때 부터?

아니면, 그런 엄마가 결국 사람답지 못한 삶(?)을 이겨내지 못한 그 순간부터?

아니면, 자신의 아이가 또다른 자신의 아이를 밀어낼때 부터?

어느순간이라 규정짓지 못하겠지만 그녀의 천성에서 쏟아지는 무수한 속마음들이 책을 펴든 첫 순간부터 내 마음을 그리 유쾌하게 만들지 못했다.  읽는 내내 그냥 기분이 그리 좋치 않은 느낌.  읽는대도 불유쾌함이 가득한 느낌.

그녀의 생각하나하나들이 맘에 안들었고, 그녀들이 행동하나하나가 맘에 들지 않았다.

물론, 저자는 실제를 기반으로 했다고 했다.  하긴 세상에 별의별 일이 다 읽고, 온갖 끔찍한 일들이 판을 치는 마당에 이런 독한(!) 해선이라는 여자가 저지르는 만행들이 없을리 없다.  그러나, 나는 이런부류의 글이 영 불편하다.

내가 어쩌면 이 책을 읽어낸 건 순전히 해선 그녀의 파멸을 확인하고 싶어서 였는지 모르겠다.  결국 아직 정의는 살아 숨쉬고 그녀는 파멸의 길로 들어서는 이야기.  이미 모든것이 사라진 뒤라 그게 해피엔딩일 순 없지만 그래도 그녀의 행동이 정당화 되어서는 안되지 않은가!

아무 아픔이나 감정없이 그저 자기의 목적으로, 누군가를 해하는 그녀의 모습은 끔찍함을 넘어 두렵다.  아무렇치 않은듯, 완벽하게..... 너무도 완벽해서 아무도 그녀의 비밀을 알지 못한다.  자신을 빼다 박은 딸 교영만이 그녀의 실체를 아는 것일까.

어디에서부터 잘못돼 그렇게 변해버린건지, 아니면 애초 그녀의 생각들이 그렇게 안고 태어난건지.... 설마, 그렇게 태어나기야 하겠는가......  이런 괴물을....

왜 사랑에 안주하지 못하고, 평범하게 안주하지 못한 것인가.  돈, 권력으로 물들여진 사회에서 그 위로 향하기 위해서는 아래 모든것들을 짓밟아야 한다는 건 어릴적 자신의 엄마가 주입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다들 그렇게 살진 않는다.  아, 우리는 그런 높은곳의(?!)의 맛을 느끼지 못해서 그런것인가?  그냥 안주해서 그런것인가?  아니, 결국 욕심이 과했다는 것.  아니, 어쩌면 그녀의 피에 관한 욕망이 꿈틀꿈틀 깨어나 사람으로선 할 수 없는 일들을 아무렇치도 않게 저지른다는 것.

욕심이 아니라, 이건 뭐라 말로 표현 못 할 습관적(?)인 모습????

아, 진심 나는 해선이라는 이 여인이 싫다.

그 자체만으로도 섬뜩함이 느껴진다.  동식은 어디서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었을까.  하긴, 사람을 갖고노는 수준이 최상급인 그녀가 사람 한두명 홀리는게 일이었을까 마는......

끔찍한 활자들이 책을 뒤덮고 있지만 전체적인 구성이나 이야기의 끌어가는 힘이 나쁘지는 않다.  다만, 중간부분...... 동반자클럽 어쩌고 하는 부분은 좀 어색한 느낌.  그런부분을 가미해서 극적 구성을 더 만들려 한 것 같은데, 난 뭐 그게 더 어색하더만.....

순전한 자신의 욕망이었을뿐.  그런 클럽부분을 만들어 이야기 한다는게 어색해 어색해.

다 읽고 나서도 뒷맛이 찝찝하네.  이런 부류의 글은, 어려운 내용의 글은 역시 나완 그닥인 모양일세.

이런 끔찍함을 뒤집어 쓴 이야기는 ...... 살인자의 입장에서 보고 싶지 않다.

범인을 쫓는 정의편에서 읽고 싶다.

해선 그녀는 결국 파멸돼야하고 그리고 결국 그렇게 치닫고 있었다.  어디에도 출구는 없지 않은가.

뭐가 그리 중헌디?  돈? 권력?  아니, 그녀는 그것과 다른 피맛을 즐긴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