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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 이야기 - 마음이 맑아지는 동화 4
수잔 마츠이 지음, 기요 다나카 그림, 오근영 옮김 / 웅진북스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난 그게 싫다. 나 감동주려고 태어난 책이야~!! 난 눈물 쏙 빼려고 태어난 책~!! 이 책은 순수함 그 자체를 보여주는
책이야~!!
라고 완전 표나게 보이는 그런책들.. 대놓고 그러는 책들, 그런책들을 한번씩 만날때면 거참, 미리 가졌던 마음때문인지 감동이나, 순수함,
눈물따위 달나라로 가버리고 딱히 그런것들이 나타나지 않게 된다. 오히려 헛웃음만 나고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던가? 라는 의구심만 갖게
된다.
나에겐 이 책이 딱 그런거다. 표지에서 동화라는 걸 대충은(?) 알았지만 글밥도 꽤 되고 이야기도 그리 짧지 않다. 그런데 그냥 뭐
느낌이 이런 순수함을 지닌 책을 읽곤 꼭 감동 받아야해~ 이런 느낌을 줘서 읽고 나서도, 역시 그런거군. 하는 생각이 들어서 오히려 나는 이
책에서 그다지 순수함, 재미, 감동 같은게 안 느껴졌다. 이 무슨 청개구리 심보인지는 모르겠다만.......

이야기 구조는 극히 단순하다. 바닷가에 사는 허 할아버지. 하지만 이 할아버지는 힘이 없어 어부일은 못하지만 늘 그물을 손질하고
있다. 그리고 늘 바다에서 들려오는 바닷가 생물들의 이야기를 다 알아듣는다. 허 할아버지 왈, "너도 내 나이가 되면 그 소리들을 들을 수
있단다." 흠, 원래 순수한 어린아이들이 그런 소리 듣는닥 우리 동화들에서 많이 읽지 않았었나? ㅋㅋㅋㅋㅋ 순수해서 다 들을 수 있다 뭐 그런
기분으로다 말이다. 뭐, 여긴 그렇다. 그만큼 연륜이 쌓인 허 할아버지가 소라게와 문갑게던가, 암튼 걔들의 이야기와 따개비들의 이야기
갈매기, 제비등등 이런 동물, 생물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거다. 그래서 놀러오는 지혜에게 바다 생물들이 하는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다는게
맥락이다. 물론, 그들의 이야기는 늘 감동을 깔고 있다. 감동 줄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이다. 자, 여기서 감동이야기 나오니까 감동준비
해야해. 라는 그 기분. 그래서 나는 그게 싫은거다. 어차피 반은 알고 들어가는 책 읽기지만 그걸 이미 알아버린건 김이 빠진다. 그래서
나는 감동이 크지 않다. 아아아아, 난 여기서 감동해야하는데 이 책이 감동이 되질 않아.... 이런 서글픈 기분. 그러면서 이런 따스한 책에
마음이 안가다니..... 나 감성이 메말랐나봐... 뭐 이런 생각을 하게되는 느낌.

순수함을 잃었대도 어쩔수 없고 감동을 못 느꼈다고 욕해도 어쩔 수 없다. 나는 재미없었고, 감동 없었고, 지루했다. 감동의 반복적인
이야기, 따스함의 반복적인 이야기는 그마안~
의인화된 그들의 이야기가 특히나 더 안 와 닿아서 아쉬움.
해변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친건 좋은데, 나는 이 작가책이 그리 감동스럽지 않을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