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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중국의 시험지옥
미야자키 이치사다 지음, 전혜선 옮김 / 역사비평사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건 '어? 이거 중국의 과거시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데?' 였다. 어차피 우리문화나 사상에 많은 영향을 미친
중국이었으므로 우리와 비슷한면이 무척 많을거라 생각은 하긴 했지만, 역시 과거제도에 대한 이야기도 읽으면서 중국이야기 같은 느낌이 크지
않았다. 뭣보다 과거제도 그냥 인재등용문이라는 가벼운 생각을 했었는데 워~ 진심 제목말마따나 시험지옥이구나. 무슨 시험을 한번으로 끝내는게
아니라 서너번을 보냐? 진심 것도 공원 어딘가로 하루밤 들어가서 거기 기거하며 밥까지 지어가며 시험을 치뤄냈어야 하다니.... 대단하네.
일단 나라가 크니 사람이 많이 모여 그렇게 해 내는게 이해가 가면서도 놀랍기도 하다. 그런데 어찌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선비들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는 마음이 자꾸만 들었다. 뭔가 다른점이 있다면 우리는 양반입네 하는 사람들만 과거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던 신분제도가 확실했던
것에 비해 중국의 과거시험은 그런 차별점은 없었다는 거다. 오히려 귀족자녀들은 세속되는 관직으로 인해 과거시험을 치를 일이 없었고 귀족세력이
아닌 평민이나 하층민이 과거시험을 치뤄 진사에 오른다니.... 이거 뭔가 새로운데??

하지만 결국 이 책에서도 얘기하고 있듯이 공부만 할 수 있는 계층은 극히 제한이 된 터라, 생계를 유지하며 공부해서 과거시험을 본다는 건
정말 쉬운일이 아닌지라 어느정도 가정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러고보니, 우리나라 옛날 이야기 같은 것도 보면 정말 찢어지게
가난하면서도 과거시험에서 장원급제 할거라고 책만 디립다 파는 양반들이 수두룩해서 가정은 나몰라라 했던 이야기들을 많이 본 것도 같다. 선비는
책을 읽고, 안사람은 밥을 지으려 하나 쌀 한톨 없는 상황. 그래서, 삯바느질로 끼니를 연명하고 어쩌고 하는 이야기. 크, 역시 공부도 때가
있기도 하지만 먹는걱정(?)에서 풀려나지 않는 이상 책만 파고 있는 상황은 녹록치 않은 것이다.
시험의 단계는 또 어찌 이리 복잡한지..... 근데 읽을수록 과거제도에 대해 꽤 호기심이 생겼다. 심지어 이 책은 일본사람이 썼는데도
중국의 과거시험제도에 대해 너무 자세하고 구전으로 전해오는 이야기까지 풀어낼 정도였는데 아무리 우리나라와 중국의 과거제도가 비슷했다고는 하나
그래도 다른점이 분명 존재할텐데, 우리나라 과거제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 책이 없나 한번 찾아보고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과거제도의 이야기를 보면 엄청나게 엄격하고 어디에서도 불법적인 거래를 발견 할 수 없을 듯 한데, 인간이란 참.... 어디에서고 헛점을 찾아내
뒷거래를 한다는 사실이다. 부탁받은 자의 글씨조차 알아보지 못하도록 일부러 필사까지해서 시험답안을 매긴다고 하는데도 어찌그리 교묘하게 뒷거래로
합격점을 주는 건지...... 이런 부정한 방법에 머리는 진심 잘 돌아간다.

나름의 제도는 완벽했으나 세상 모든일에 완벽이 존재치 않으니 부정부패가 만연했었다는 이야기는 씁쓸함을 전한다. 그대로 정말 제도 그대로만
시행되었다면 이처럼 완벽한 방법도 없었을터였는데.... 물론 불필요한 몇단계의 시험은 정말 좀 사람을 지치게 한다. 오죽하면 사람들이 미쳐
나오는 일까지 있었을까. 그때나 지금이나 시험지옥은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구나. 공부하기 싫은 것도 존재하고....ㅋ 그래도 음(?)에 대한
욕망 뭐 그런것에 대한 처벌이 좀 강했나보다. 시험전 그런일들을 저지르면 염마왕이 벌하신다 믿고 ... 뭐 그런 신적인 이야기도
있으니...
여튼, 알지 못했던 뒷이야기부터 과거시험의 이야기를 자세히 알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이런 역사이야기 너무 재밌다. 물론 반복적인
단계때문에 뭐가 뭔지 복잡해서 헷갈리는 부분이 없진 않았지만..... ㅠ.ㅠ;; 그래도 이런 역사관련 책은 굿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