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 마땅한 사람들

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6년 7월

처음 제목을 접했을때 세상에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잠깐 했다가..... 요즘 끔찍한 사건들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에 대한?? 단죄??? 뭐 이런 느낌으로 생각도 했다가, 그래도 제목한번 오지게 와닿네.  라는 생각도 했었다.  한마디로 제목하나로 엄청나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집어든 책이다.  어쩌면 제목에서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방황하는 칼날>을 떠 올렸던 것도 같다.  자신의 딸을 죽인 원수들을 자신이 처단하는.. 아빠를 보면서 과연 살인자인 그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 있을까? 라며 엄청나게 고민했었던 기억이 있기에 이 책도 어쩌면 그런류(?)의 사람들에 대한 단죄라면 내가 손가락질 할 수 있을것인가? 어쩌면 살인자를 옹호하는 엄청난 생각을 갖게 되진 않을까 라는 생각부터 했었다.

그래, 사람들 마음속엔 뭔가 사악한 면이 자리잡고 있으며 혼자생각으론 뭔들 못하리.  하지만 우리들에겐 이성이라는 것이 있고, 이리저리 마구 사람들을 죽이고 아무 감정이 없다면 그야말로 그건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이런 감정없는 사람들이 아닐까.  여튼 많은 생각과 고민을 안고 책읽기를 시작했다.

초반 테드와 릴리의 입장에서 읽어나가며 그리 큰 매력을 느끼진 못했다.  그런데, 우아 갈수록 흡입력이 장난이 아니다.  게다가 이야기가 점점 제목속으로 파고드는데 피터 스완슨이란 작가 진심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가인가? 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너무 재밌다.  물론, 테드가 릴리에게 아무리 다시 만나지 못 할 사람이라지만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어쩐다라는 식의 아주 심각한 발언을 하는건 현실에선 좀 있기 힘든 일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야기를 엮어가다보면 뭔가 서로의 접점과 그들만의 이야기를 엮어가는 부분이 있어야 하니 그부분은 또 너그러이 넘어가보기로 한다.

내가 경악하는 부분은 릴리에게서다.  아무래도 릴리는.......... 사람들에게 감정이 없는 것 같다. ㅠㅠㅠ 흔히 말하는 사이코패스.

그녀가 생각하는 죽여야할 사람들은 자신에게 비록 상처를 줬다지만 죽여야 할 사람으로 분류하는.... 아아아아, 암튼 무서운 여자.

아니, 릴리뿐만이 아니다.  대체로 다 무서워.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  인간은 결국 이러저러한 욕망들을 안고 살지만 그 욕망에 너무 깊이 침식돼 버리면 그 자신마져도 무엇이 우선인지 알 지 못하게 된다.

처절하리만큼 적나라하게 인간의 더러운 바닥을 보여주는 책이 아니련가 싶다.  스스로 내비치지 말아야할 속마음의 모습을 그대로 여실히 드러내버리는 안타깝고도 안쓰러운 인간의 모습들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이야기.

그런데, 어째야쓰까.  나는 또 이런 책을 읽고 재미가 있네.  다음 이야기가 어찌될까 궁금해서 잠도 제대로 못 잘 지경으로 책을 붙잡고 있으니 말이지.  게다가 반전으로 시작해 또 다른 마지막 선물(?)의 반전이 뒤섞여 나오니 읽는 재미는 더하다.

이거 아무래도 이 작가 팬이 될거 같은데.... 또 더 나올 기미(?)는 없으려나?

그나저나 표지족인 나에게 이 책의 표지는 영 아니올시다다.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게 아니라 이 재미난 책을 김빠지게 만들다니......

이래서야 이 책의 재미가 어찌 소개될 수 있단 말인가.  심지어 가제본의 표지가 더 나은것 같은 이 느낌은 뭐란 말인가. ㅠㅠ

여튼, 표지는 안습이지만 내용만큼은 짱짱맨.

재밌다. 재밌다.  피터 스완슨, 책 또 더 냅시다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