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내가 에쿠니 가오리의 연애소설을 좋아했던건 뭐랄까, 말도 안되는 불륜이지만 그 속의 주인공들 중 한명은 가끔 내 성격이거나 내가 아는 다른 사람의 성격이거나 인생인거 같아서 곧잘 감정이입이 됐었다.  그래서, 불륜이거나 애인을 두고 바람을 피우거나 하는 이야기일지라도 어느정도 끄덕거리는 호기로운(?) 여유쯤은 있었던 거 같다.  그런데, 언젠가 부터 그녀의 이야기들이 좀 불편해 지기 시작했었다.  예전처럼 감정이입이 잘 되지 않고, 이해 안되는 주인공들의 등장으로 아, 에쿠니 가오리를 버려야 하나? 라는 갈등을 좀 했었는데.... 그 감정을 말끔히 씻어줬던게 <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  꽤 두꺼운 책임에도 읽으면서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 너무 재밌고 즐거웠달까.  그랬다.  이 번 책도 제목이 참 와 닿아서 신나게 읽어보자고 들었는데... 웬걸? 제목은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이지만, 책 속의 세 자매 이야기는 왜 이리도 뭔가 복잡하고 머리아픈 일들만 있을까나.

세 자매의 삶 역시 하나도 이해되지 않는 상황인지라 읽는데도 가독성 만큼은 짱이지만 머리는 좀 아팠다.

 

 

특히나, 아사코의 삶은 책을 읽는 나에게도 숨 막힘을 선사하는 답답함으로 읽는내내 버거웠다.

그리고, 이쿠코의 행동양식도 꽤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았고.....

대체로 늘 에쿠니 가오리가 등장시키는 바깥 사람들은 소란한데 정작 자신이 속한 주인공들은 잔잔한.... 그 느낌이 담겨있는데도 그들의 이야기속으로 내 마음이 침범하지 못하니 이야기가 겉에서 맴돌고 나는 또 머리가 아파온다.

예전에는 이해되던 그들의 행동양식도 이제는 좀체 이해가 되지 않고 그들이 행동을 따라 가는게 고역이 되고 있다.

어쩌면 에쿠니 가오리는 이런 이야기보다는 몇대에 이르는 장대한 가족이야기를 그려내는 게 더 멋지지 않을까나.

 

 

실상 세 자매는 자유분방하다.  그래서 그들과 어울리는 사람들은 세자매의 생활방식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마는지 모른다.

가훈은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일지라도 그들은 언제나 문제에 부딪히고 고민하고 그렇게 즐겁지 만은 않아보인다.

기실 그들 가족이 뭉쳤을때, 그 울타리 안으로 들어갔을때 그들은 비로소 즐거워하고 행복해 한다.  하지만, 그 울타리는 속에 언제나 들어앉아 있을 수는 없는 법.

개인적으로 세 자매 중 그나마 괜찮은 느낌을 꼽자면 커리어우먼 하루코.

그녀의 행동이 자유분방하고 모든것이 열정적이며 차갑다하더라도 제일 애정하는 캐릭터가 아니었나 싶다.

아사코의 행동에는 진저리만 쳐 질 뿐이고... .

어쨌거나 나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에쿠니가오리를 애정해야 할지 말지.....

한번씩 나를 이렇게 갈등에 빠지게 하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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