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의 애인에게
백영옥 지음 / 예담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아, 내가 백영옥씨 소설을 읽었던가?  기억이 나질 않는거 보니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거 같은데, 요즘 같아선 나도 내 기억력을 신뢰하지 못하니 정확히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번에 읽어보니 안 만나본게 확실한듯.......


제목부터 <애인의 애인에게>라.  이거 애인이니까 불륜이라고 할 순 없고...... 그냥 바람핀거?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었고 백영옥이라는 작가의 글을 안 읽은 듯 해서 가벼운 연애소설쯤으로 생각했었다. 

사실 제목에서부터 풍기지 않는가!  애인의 애인에게..... 그니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애인에게니까...아..이건..참..


이 책은 서로 얽히고 설킨 인물관계도와 그 사람을 짝사랑하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야할까?  하지만, 정작 특이한 건 이 책속에서 회자되는 인물, 어쩌면 책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의 글은 없다는 점이다. 

늘 등장하는 인물 승주.  어쩌면 그로인해 세명의 인물이 세가지의 색을 덧입힌 이야기로 흘러가는데 정작 실제 주인공 격인 이 남자의 글은 없다. 



처음 승주를 사랑하는 여자의 이야기가 나왔을때 (아, 벌써 또 고새 이름 까먹었군.)  사실 좀 찌질했고, 싫었다.  심지어 진도마져 잘 안나갔다.  이 무슨 청승이래니?  뭐 이런 느낌이랠까?  서로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그가 같이 사는 아내에 대한 집착의 느낌?  뭔가 스토커적 느낌?  그래서, 싫었더랬다.  뭐 이런 한심한 사람이래.  뭐 그정도.  진도 더딘 이유도 그녀를 이해하지 못했고, 공감 할 수 없었음에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승주의 아내 마리의 이야기 부분에 가서 (제일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제일 중요하게 묘사되는 그녀의 이야기다.)  뭔가 이해가 된다.  그를 사랑하는 마음도, 그를 놓치 못하는 마음도....... 그럼에도 물론 나는 그 남자 승주가 무지 싫었지만......

분명 짝사랑 하는 그녀가 보이는데 그녀는 그저 그 사랑하나에 목숨을 건다.  그가 보내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는 걸 이미 그녀도 알고 있는 느낌.  그렇치만,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니까.......  그런 맹목적인 그녀의 사랑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남자는 싫치만......



'하지만 선택이란 때로 선태하지 않은 것을 감당해 내야 하는 일임을 나는 매 순간 생각했다.' p138페이지즈음??


그리고 그는 또다른 여자를 사랑한다.  그 역시 짝사랑이다.  자신이 맹목적인 짝사랑을 받고 있고 (것도 두명에게나) 자신은 또다른 짝사랑을 하는 남자.  짝사랑을 받는 여자의 마음도 꽤 특이하긴 하지만, 글쎄....... 나는 그녀의 마음보다는 내가 별로라 하는 그 남자의 심리가 더 알고싶었는데.......  짝사랑을 받고, 짝사랑을 하는 그 남자의 마음.

주변인처럼 맴도는 주인공이지만 주인공스럽지 못한 그의 마음을 아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수영이라는 인물 자체의 등장이 딱히 이 책의 제목과는 그리 어울리는 건 아닌것 같아서......


암튼, 초반은 공감이 안가는 주인공 때문에 애를 먹었는데, 마리의 이야기 부분에 가서는 진도가 팍팍 나간다.  그리고 그녀가 이해되고 측은하기까지 하다.  그냥 뭐랄까.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마리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였다.  그냥 결론이 그랬다.

짝사랑만 늘 해봐서 그런건지 어떤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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