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대 대한민국 스토리DNA 10
염상섭 지음 / 새움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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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만에 읽어보는 고전, 그것도 우리문학이다.  사실 우리나라 문학에 그리 호이적이진 않치만, 고전문학에서 만큼은 뭔가 깊이있으면서도 있는 척(?) 하는 느낌이 크게 들지 않아서 되도록 찾아 읽어보려고 노력한다.  그러면서도 요즘은 왠지 머리도 복잡하고 이래저래 스트레스에 치이다보니 가볍게 읽고 넘어가거나, 재미를 추구하는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는 책을 좀 멀리하게 되는 게 사실이다.  아니면, 읽게 되더라도 짧은 단편을 선호하거나......


언젠가 꼭 한번은 읽어야 할 책이라고 손꼽았던 <삼대>인지라, 이번참에 아름다운(?!) 두께와 표지를 자랑하는 책으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내심 설레였던 것도 사실이다. 

새움에서 스토리 DNA라는 이름으로 단종애사부터 이번 10권째 삼대까지 출간중인데 내 호기심을 잡아끄는 책들이 많아서 이 책 외에도 좀 찾아 읽어볼까 싶은 생각도 든다.  이런 시리즈는 역시 모으는 맛도 있어야 뽀대나니까...... 크크크


일단 염상섭 선생님이라 하면 워낙 우리나라 교과서에서 달달달 외우도록 가르치는 분인지라 염상섭 <삼대>, 혹은 <표본실의 청개구리>로 기억되는 작가 선생님이다.


졸업하고 처음이라고 해야하나.  암튼 이 책을 읽고나서 (원래는 읽기전이었어야 했지만......) 검색했더니


생각보다 단편집이 더 있었다.  게다가 <표본실의 청개구리>는 아무래도 내가 고등학교 졸업즈음에 읽은 기억이 있는데, 이게 도통 기억이 안나서 뭔가 안 읽은 듯한 이 느낌은 뭐지?  거참......  자연주의, 사실주의..... 아..맞다 그랬다.  교과서에서 달달 외우며 배울때 그랬었는데, 이넘의 기억력....


뭣보다 <삼대>라는 책은 안 읽어도 막 읽은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하하하..



말그대로 <삼대>란 3대의 이야기로 인생의 고단함과 한 가문의 이야기로 뭔가 읽고나서 씁쓸함을 안겨주는 그런 기분이랄까?


대지주에 봉건적 사고방식으로 그야말로 옛것으로 둘러싸여진 조의관 조부, 이도저도 아닌 뭔가 중간에 끼인 삶이지만 불륜마져도 거침이 없는 부친 조상훈, 그리고 그에 비해 선한, 선량함을 지녔지만 그 모든 부조리를 탈피하지 못하고 소극과 우유부단으로 둘러싸인 조덕기.  삼대의 이야기가 이어지며 여러 인간의 모습과 보여주고 싶지 않은 추악한 면까지 낱낱이 파헤져지는 느낌으로 한가정의 역사, 몰락의 들여다보는 건 뭔가 안타까움과 결국 이런 모습속에 우리네 모습이 들여 보인다는 사실에 씁쓸함을 자아낸다.


생명력이 불어넣어진 이들의 모습이 그냥 현재를 살고 있지만, 예전 그네들의 모습에 비추어봐도 그닥 달라진 게 없음을 더 절실히 깨달아서 인지도 모르겠다.  뭐랄까...... 이런 전체적인 깊이 있는 진한 이야기를 읽고나면 나도 결국 이사람에 해당하고, 그도 아니면 저 사람에 해당되는 모습을 간직했기에 더 애잔하면서 쓴맛이 드는 것이리라.



이런 책을 이제서야 읽게 됐다는 사실이 좀 부끄럽긴 하다.  진작 찾아 읽어야지 하면서도 역시 고전의 고리타분한 느낌의 선입견을 갖고 있어서 쉬운책 먼저 읽고, 지금은 머리 아프니 안돼.....! 라고 잘못 생각했었던 부분을 이제서야 깨달아본다.  시대는 달라도 인간본성은 같은겨~;;;


오랜만에 만난 우리고전의 맛.  좋구나.  깊이 있으면서도 인간 냄새 풀풀나는 소설, 그래서 더 탁월한 즐거움으로 고전의 맛을 즐겨 볼 수 있었다.  이번 <삼대>를 계기로 그동안 멀리했던 우리 고전을 자주 접할 수 있도록 반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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