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쎄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이 세상이 아직은 여자에게 많은 불평등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에 어느정도 수긍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 불평등이 우리 여자들 스스로가 만들어 나가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면 이건 불평등해요~!! 라고 외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그런게 아니라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무조건 남자보다 일을 못할 것이라 단정하고, 여자라는 이유로 투표권이 없어야 하고, 남자에게 종속되어야 하며, 특히나 여자라는 이유로 집단 성폭력을 당했는데도 불구하고 피해자인 여자에게 자살을 권유하는 그런 사회는 정말 있어서도 안되며, 일어나서도 안되는 일이다.  하지만, 분명 그 일은 얼마전 인도의 어느 도시쯤에서 버스를 타고 가던 여대생이 그런 일을 당했고, 처잠하게 죽어간 사건이 있었다.  흠, 솔직히 말하면 중동의 어느나라쯤엔 일부다처제부터 투표권 조차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나라들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만큼 평등을 자랑하는 미국이라는 나라도 아직은 곳곳에 불평등이 자리 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물론, 우리나라도 아직 그런면이 고쳐진 건 아니다.  여전히 커피를 타는 건 여자들이 해야할 것이라 생각하는 어른들이 많고, 잔심부름 역시 여자들이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고보면 나 역시도 딱히 직장 생화를 하면서 뭔가 여권신장에 앞장서야 한다거나 이런 고질적인 부분은 고쳐야 한다거라 하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다.  커피는 여자 남자를 떠나 그저 어른을 대접한다는 생각일 뿐이었고, 회의 중일땐 아랫사람의 남자(?)에게도 커피를 내 주는게 그리 문제 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자들의 불평등이 피부로 와 닿았지만, 실지 행동을 하진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평등의 불평등은 거부하지만, 아직도 이미지에 갇힌 사람들에게 여자라서, 여자이기 때문에 뭔가 서툴것이라는 선입견, 아무것도 할 수 없을것이라는 생각, 연약하기만 하고 여리기만 하다는 인식에 얽매이는 건 반대긴 하다.  특히나 저자처럼 자신의 전문 분야의 글을 써 냈는데도 불구하고 권위적인 남자가 저자의 책을 인용하며 저자를 가르치려 했다는 에피소드는 봐도 봐도 웃기지 않을 수가 없다.  그만큼 여자는 전문적 지식에서 특히나 남자들이 강한 전문분야에서는 아는게 없을거라는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게 얼마나 고질적으로 여자들을 무시하고 고정관념으로 자리 잡아 버린것인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 정도였다.  뭐든 "이 오빠가 설명해 줄게."를 즐기는 남자들이 아직도 많다는 사실 참 서글프면서 우리모두 고쳐나가야 할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그저, 가르치는 걸 즐기는 사람 대 사람이 아니라, 남자 대 여자라는 사실은 좀 곤란하다.


 

그나저나 이 책은 초반은 진도가 팍팍 나가던데, 후반부에서는 뭐가 뭔지, 좀 헷가리는 부분도 읽고, 읽어 나간다는 느낌이 들어 뒷부분이 영 좀 지루하네.  초반의 에피소드들과 이야기들이 꽤 좋았는데......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무조건적인 여자들의 희생의 요구는 없어져야 하고, 남자라서 가르쳐 주는 입장, 여자라서 전문성이 없을거라는 편견에서 우리 모두 벗어나 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