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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읽혔다는 어린왕자. 그래서 그런지 나 역시도 재독, 삼독까지 잘 안하는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왕자는 제법 읽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러니까 어린왕자를 처음 만난게 나는 중학교 2학년때였던가? 국어선생님께서 여우의 길들임에 대해 막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땐 그게 그렇게 이해가 잘 안됐다. 뭐, 지금이라고 전부 다 이해했겠냐마는 그래도 그때보다는 어린왕자를 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진 건 사실이다. 그리고, 여우의 그 기다림에 대한 부분이 조금은 아하~ 라고 느낄 정도까지 됐으니 세월의 흐름과 어린왕자는 그때 그때 때때에 따라 생각의 차이가 난다는 사실에 '아, 1년에 한번씩 어린왕자 읽기를 해야겠구나.' 라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한 책이 이번 새움에서 나온 어린왕자 였다.
중학교때 만나고, 이번에 세번째던가, 네번째던가..... 사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많이 읽은것도 아니지만 삼독까지 잘 안하는 나같은 사람이 그리 읽었다면 대단한 책임이 틀림없긴 하다. 첫번째 읽었을땐 정말 순수해서(?) 아무것도 몰랐고, 백지상태여서 이 책의 소중함과 중요한 포인트를 알 수 없었다. 두번째 읽었을때는 어렴풋하게나마 어린왕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됐고, 여우의 기다림에 대해 니가 오기전 설레임에 대해 이해하게 됐고, 세번째즈음에 어린왕자가 자기별로 돌아간게 맞을까 라는 의심이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번에 읽으면서는 어? 너무 오랜만에 만났구나. 그래서, 예전의 내 기억드링 전부 잊혀져 버렸구나. 싶을 정도로 새로운 기분이 새록새록 들었다.
늘 포인트는 여우의 기다림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서 그 곳에 초점이 맞춰졌는데 이번에는 그외 이야기들에 더 호기심이 생겼다. 물론 자신만의 장미에 대한 이야기와 정원에 수천만 송이의 장미에 대한 의미......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새로웠지만, 어린왕자와 뱀의 이야기가 난 왜 더 이번엔 인상깊게 다가왔을까? 자신의 별로 데려다 준다는 뱀은 정말 어린왕자와 친구인건가, 아니면 성서에 나오는 사탄처럼 유혹하는 일상적인 뱀인건가......
어린왕자의 순수함에서 그저 유혹하는 뱀에게 혹하고 넘어가 버린건 아닐까? 아무리 어린왕자가 모든걸 볼 수 있다고 하지만 이상하게 이번엔 왠지 어린왕자가 뱀에게 속아버린거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나, 물들은 어른? 나쁜생각하는 어른?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어른의 시선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그저 속물인 어른, 인간인 것을......
예전에는 첫장에 나오던 코끼리를 먹은 보아뱀에 대한 그림도 그러려니 했는데, 아무리 어린 순수한 마음이래도 그 그림의 의미를 알까? 싶은 의심이 들었다는 사실. 아마 아이들도 주인공이 그린 첫 그림은 무조건 모자라고 말했을거라는 확신이 들었다는 사실.
그만큼 나는 모든것에 의심하고 어린왕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서도 뭔가 테클을 걸고 싶은 마음이 더 늘어났다는 사실에 서글프기다도 하고 새로운 발견을 한 기분이라 읽을때마다 새롭기도 하고.... 암튼, 감정이 파도를 타듯 올랐다 내렸다 했다.
진짜 어린왕자의 새로운 번역이라고 해서 기대감이 크기도 했는데, 중간중간 예전 내가 읽었던 어린왕자와 비슷한 듯, 아닌듯 한 기분이 꽤 느껴지기도 했다. 어마무시 차이라기보다 느낌이 좀 남달랐다고 해야하나.
이번 어린왕자를 읽으면서 진짜 어린왕자를 다시 찾은 기분. 그리고, 일년에 한번 어린왕자 읽어보기 숙제를 나 스스로에게 주기로 했다. 이번 어린왕자 읽기는 테클걸기였다면 내년에 읽으면 또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왠지 뭔가 기대되는 느낌일세. 내년엔 나이들어도 더 순수해진 내가 발견되기만 바랄뿐이다. 그리고 깊이있는 내면으로 어린왕자를 다시 찾아 볼 수 있게 되길 바랄뿐이다.
http://blog.naver.com/saeumpub/220580911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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