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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할빈 하르빈 - 박영희 여행 에세이 ㅣ 도시산책 1
박영희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5년 11월
평점 :

하얼빈..... 독립운동을 떠올리면 만주, 하얼빈이 같이 이꼴로 떠오르는 건 그만큼 우리 민족사에 그곳들이 미친 영향이 적지않음을 말해준다. 처음 책 제목을 접했을때 많은 이들이 가보지 않은 곳이라는 것에 호기심이 동했고, 혹여나 우리 민족사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있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이 있어서 그곳, 하얼빈이 궁금했다.
그러고보니 가끔 중국어딘가에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쏘긴 했는데..... 거기가 어딘지 정확히 몰랐고, 심지어 요즘은 그때 총 맞은 이토 히로부미가 죽었던가 부상만 입었던가도 헷갈릴 정도로 점점 근 현대사, 그리고 우리의 독립운동 시기에 대한 이야기들에 대해 기억이 희미해져 가고 그 의미마져 잃어가는 거 같다. 이런, 나 어쩌누 ㅠㅠ
박영희 작가가 찾아간 하얼빈역에서 표시된 안중근 의사가 총을 쏜 곳과 이토 히로부미가 총을 맞아 쓰러진 장소에 대한 세모, 네모 표시가 있다는 말에, 아~ 하는 탄성이 일었다. 어쩌면 한번쯤 실제로 가서 역사의 현장을 보고픈 열망이 느껴졌기에 탄성과 아쉬움이 맴돌았다고나 할까.

추운곳으로 치면 둘째가라면 서러울만큼 거세서 책 속의 추위가 마치 읽고 있는 내게도 와 닿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작가가 꾸준히 우리문화나 책을 찾아 다니는 모습은 뭔가 멋진 일을 해내는 듯한 기분을 줘서 읽는 내가 뿌듯하고 고맙다고 해야할까나.
이 곳은 중국의 땅이라곤 하지만 또 러시아와 가까워 중국이면서도 중국과는 좀 다른 느낌을 풍기는 듯한 기분도 든다고할까. 그래서 하얼빈하면 바로 중국땅" 이라는 말이 나오기보다 또하나의 작은나라 인듯한 착각을 하게 만든다. 도시적 느낌보다 다른 독립된 하나의 나라로 이루어진 것 같은 생각이 개인적으로 든다. 실지 생활상도 여타 중국인들과 조금씩 다르기도 하고 말이다.

생각보다 우리나라 역사와 관계가 많은 곳이라서 읽으면서 우리의 역사를 찾아가는 느낌이 꽤 쏠쏠했다.
그나저나 731부대가 이곳에 있었구나. 몰랐네 그것도. 어디쯤엔가 꽁꽁 숨겨진 장소라고만 짐작하고 있었는데......
그곳의 실체를 바로 본다면 얼마나 섬뜩한 느낌이 들까? 인간이 인간에게 가할 수 있는 그 끔찍함의 행태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아무리 제 나라 사람이 아니고 인질이라고 하지만 마치 실험도구로 철저하게 사용하고 아니면 버리는(?) 그런 끔찍한 일을 자행한 이들에게 왜 역사는 비판을 가하지 않을까. 오히려 그 자손들은 대대로 잘만 살아가고 있으니.....
여행이야기인듯 아닌듯, 하얼빈을 따라가다보면 곳곳에 묻어나는 우리의 아픔들이 보여서 여행자체로 보기보다 역사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언젠간...꼭 한번쯤은 가보면 좋치 않을까? ㅠㅠㅠㅠㅠㅠ 그러지 못하는 내 처지가 아쉬울 뿐이지만....
참 의미있는 곳..하얼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