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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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이웃 동생이 학교 선생님이 꼭 이 책 <멋진 신세계>를 읽어 보라고 하셨단다. 필독서라고...... 그전까지 제목은 들어봤지만 별다른 관심이 없었는데, 그럼 너랑 나랑 같이 읽어보자며 구입해 놓고 여즉 묵혀두고 있던 책인데, 이번에 소담에서 이쁜 옷(?)을 입고 나왔다. 안정효님의 완역판인데다가 표지도 꽤 맘에 들어서 기존에 구해 뒀던 다른 출판사의 판형이 "나는 교과서임" 이라고 말해 줄 정도로 이쁘장했다. 하지만, 책 내용은.......오~노~ 랄까. 이쁘장한 표지에 비해 그 내용은 정말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도 판이하게 달라서 놀라울 지경이었다. 정확하게 어떤 내용인지 알지는 못했었는데 책을 펼치고 처음 20여장쯤은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들로 좀 뭔가 갸우뚱 했었고, 책을 읽어 나가면서 부터는 그야말로 헉" 이랄까...... 올더스 헉슬리의 글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몇년전... 나는 얼마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완 맥그리거가 나온 <아일랜드>라는 영화가 있었다. 제목이 잘 생각나지 않아 검색해 보니 심지어 2005년작이다. 나는 본 지 얼마 안된거 같은데, 극장에서 본 영화임에도 거의 10년이 흘렀네. 암튼, 그 영화에서 복제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었다. 자신이 병이 났을때를 대비해 장기 이식을 목적으로 복제인간을 만들어 뒀던가.. 아마도 그랬던거 같은데, 복제인간인 그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탈출하는 이야기. 복제인간이지만 그들도 역시 생각과 감정이 있었으니 자신들이 물건취급되고 죽음에 처하게 된다는 사실에 위기를 느낀것이다. 그 영화를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었는데, 올더스 헉슬리는 어떻게 1932년쯤인 그 시기에 이런 이야기를 창조해 낼 수 있었을까? 그때는 복제인간, 복제배아, 이런개념이 크게 자리를 잡지도 않았을텐데 말이다. 그의 미래를 내다보는 눈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만 든다. 그런데, 우연인지 아니면 일부러 영화제작자가 제목을 그리 지은건지..... 올더스 헉슬리의 마지막 작품이 <아일랜드>라고 한다. 그의 작품 내용을 보니 영화와는 좀 다른듯했는데 어쨌거나 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게 아닌가 싶다. (개인적인 내 생각일 뿐이다.)

보통 미래의 SF라고 하지만 영화는 현실을 반영한다. 그리고 우리가 상상했던 일들이 현실로 나타난다. 영상통화를 하게 되리라 예전엔 과연 생각할 수 있었던가? 전화로 먼거리 사람들을 보며 통화할거라는 선전이 있을때만 해도 나는 코웃음을 쳤었다. 왜? 우리집엔 어릴적 전화기도 없어서 객지에 나간 언니가 옆집으로 전화하면 우리가 뛰어가 전화를 받아야하는 생활을 했으니 말이다. 전설의 고향(?) 같은 이야기지만 내 어릴적엔 그랬다. 그러니, 사실 SF이야기들을 보면 코웃음칠때가 많았던 게 현실인데 지금은 내가 우리 꼬맹이들을 서울에 있는 언니와 영상통화하게 한다. 세상이 영화가 예언한대로 변해간다. 그러니, 나는 올더스 헉슬리가 쓴 <멋진 신세계> 이 책을 읽으며 이게 순전히 가상만은 아닐거라는, 미래는 이렇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 두려움이 앞선다.

특히나 하나의 난자에서 몇만개의 사람이 대량생산(?)되고, 감정이나 생각이 없이 그들이 정해놓은 계급처럼 살아가는 그들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한 기분이 들었다. 아닌가? 그들은 이미 그렇게 길들여지고(?) 그렇게 살아오니 당연한 것이 아니었던가!

그들이 보는 야만인이 오히려 더 인간답게 보이는 것은 역시 지금의 내가 우리가 보는 현실의 사람이니 그런것이련가.

미래사회는 정말 그처럼 공장에서 찍어내는 인간들로 넘쳐나려는가? 지금이야 겉은 공장에서 찍어내듯(?) 바꿀수 있지만 생각이 없고 감정이 없는 사람들이 아니지 않느냔 말이다. 하긴, 요즘 감정이 메말라간다.... 남들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인식하지 못한다 등등.. 이런 이야기들이 난무하는 세상이고 보니 헉슬러가 내놓은 이 책의 이야기가 결코 남일같지 않은 기분이 사실이라 더 두렵다. 내가 이 땅에서 사라지고 우리 후손의 후손의 후손의...... 후손들이 이렇게 되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 세상은 너무도 빠르게 급하게 변해가고 있으니까. 그때쯤엔 아마 이 책에서처럼 "부모" 라는 단어가 생소해지고 미개한 언어로, 부끄러운 언어로 와닿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정녕 그런날이 오지 않기를 바래본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난자하나로 공장에서 찍어내듯 사람이 만들어진다해도 제발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이래서 고전은 읽으면 읽을수록 생각거리와 고민거리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지양하고 지향해야할 것들을 비춰주는 구나. 그래, 고전의 맛은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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