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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숙 - 《목욕의 신》ㆍ《삼봉이발소》 등 인기 웹툰 작가 하일권의 첫 그림책
하일권 글.그림 / 소담주니어 / 2015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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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표지를 잘 못 생각했네. 이렇게 보니 둘 다 좋은 종(?)이구만. 나는 "앙숙"이라는 제목만 보고 개와 고양이인가 했다.
노란 고양이는 나쁜 고양이? 검은 고양이는 착한 고양이?
여튼 이러나 저러나 두 녀석다 통통하긴 꽤 통통할쎄.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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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녀석은 이미 집에 터(?)를 잡고 엄마와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었다. 이름은 "테레" 고양이들은 보통 사람을 자기를 돌봐주는 하인(?)쯤으로 생각한다는데 이 녀석은 그래도 제대로 된 생각을 가지고 있네 그랴. 엄마 아빠가 자신을 위해 맛있는 걸 사오고 자신을 돌봐주고 보살펴주고..... 여튼 사랑 받고 있다고 느끼는 귀여운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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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느날 "천사" 라는 이름을 가진 녀석이 두구둥~하고 등장.
자신이 이제껏 누려왔던 사랑을 빼앗겨 버린 듯한 느낌을 받는다. 뭣보다 천사가 잘 못한 일도 테레가 잘 못 했다고 야단맞는 상황.
갑자기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우리 아이들을 생각했다. 물론 아직 우리 꼬꼬마 둘째는 뭔가 어려서 돌봐줘야 한다는 개념으로 애지중지 중이지만 첫째는 그게 또 서운해서 괜히 둘째에게 해꼬지를 한다. 그래서 막 야단치고...... 자신이 의도한 바가 아닐텐데도 그렇게 되고 보니 이 동화속의 테레와 우리 첫째가 어쩌면 오해로 인해 야단을 맞는건 아닌지...... 자신이 사랑받고 있던 자리에서 또다은 이의 등장에 서러움 폭발. 뭐 그런건 아닌지 다시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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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언제까지고 서로가 앙숙일 수 있을까? 둘은 서로가 서로를 도와야 한다는 걸 본능으로 느낀거다. 그래서 테레가 위험에 처했을때 천사는 자신의 몸은 생각치도 않고 테레를 구하기 위해 위험에 뛰어든다. 결국 둘은 앙숙이 아니라 서로를 구원하고 서로를 사랑해줄 친구인 걸 아는거지.
두 고양이의 이야기지만 간단하게 그리 넘기기엔 요즘 우리 두 아이를 생각해 보면 첫째 아이를 너무 야단만 친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제대로 속도 알 지 못하고 야단만 치는 부모가 돼 버린듯한 기분.
여튼, 이 책으로 뭔가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게 된거 같아서 괜찮네. 뭐, 앙숙이 있겠나 서로 역지사지 하면 전부 이해될 것을..... (이라고 하지만 그게 쉽지 않은 게 현실이지만)
아이와 조곤조곤 대화하며 다시 한번 깊이있게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