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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의 나라
김나영 지음 / 네오픽션 / 2015년 2월
평점 :

표지는 또 거시기 어린여자아이라서 나는 또 도박얘긴 줄 몰랐네 그랴. 뭐, 띠지를 대충 보기는 했지만 그야말로 대충이었고, 막상
읽어나가니 도박이야기로세. 아하, 그럼 나 "타짜" 이야기에 빠져 보는거야? 라며 책장 들추기.
일단 사실 이웃님들 리뷰를 훑어보니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간다 해서 그렁가봉가, 이런 생각으로 넘겼더니만 사실이로고.
한 챕터씩 있어서 단편이라는 의심이 들었건만 아닐쎄. 그냥 한챕터들이 제목일 뿐.
두번째 챕터까지 읽는데 이야기가 슝슝 날아간다 날아가. 그야말로 책장이 술술이다. 이야기도 재밌지만 이 작가의 글 읽기가 무지
편하다. 그게 어마무시 필력이 대단하고 그런것보다 쓸데없는 미사여구가 없고 이야기의 간결성이 넘쳐나서 가속도가 붙는게 아닌가 혼자 막
생각해본다. 원래 나 이런거 분석 못하는 인간인지라 뭐 딱히 그게 아니라고 하면 할말은 없지만 뭐, 그렇다고. 책장이 잘 넘어간다고.

물론, 글 읽는 중간중간 약간 스토리의 약함은 보인다. 뭐랄까. 아직은 설익은(?) 느낌의 스토리라고나 할까. 유치하다고 치부하기엔
너무 비약이고 아직은 덜 다듬어진 스토리텔러로서의 느낌. 그런 느낌은 든다. 그래도 일단 도박사들의 이야기에서 묘사된 부분들이 마치 그
자리에 내가 있는 듯해서 그냥 마구잡이로 글을 쓰는 사람은 아니구나 하는 기분이 들어서 읽음에도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은 없다. 에..그니까 영화
"타짜"를 그냥 책으로 보는 듯한(??)
속도감은 세월의 흐름을 질질 끌지 않고 팍팍 뛰어넘어가주니 어느날 고졸이었던 소녀가 한순간 성숙한 여인에서 타짜로 변신했다 복수에 너무
물들어 사랑하는 사람 잃고 타락했다 성형으로 대 변신~!! 이게 얇은 책장에 금방금방 나오니 곁가지 없이 날아다닐 수 밖에.
그래, 나는 쓸데없이 질질 끄는것보다는 전체 맥락을 위해서 이렇게 팍팍 살을 잘라 버려 주는 읽기도 나쁘지 않네. 작가가 하고픈 얘기는
그들의 일대기가 아니니까. 단지, 비현실적인 느낌은 너무도 쉽게 사람이 변신완료 짜잔~!! 성형인간으로의 탄생 뭐 그정도가 아닐까?
ㅋㅋㅋ

분명 저자가 하고픈 이야기는 있다. 하지만, 이 하고픈 이야기를 깊이 들여다보기보단 그저 킬링타임용으로 읽어나가는 가벼운 느낌이 괜찮치
않을까 싶다. 책장이 팔랑팔랑 활개치며 잘 날아가니까.
이 작가 좀만 글을 더 다듬고 스토리의 힘을 기른다면 담엔 더 괜찮은 작품들이 나올듯. 아직은 약간 설익은 풋풋한 느낌이 나는걸로,
그런걸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