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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마이너스
손아람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2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225/pimg_7203471151159149.jpg)
요즘 이상하게 책 제목을 아무 생각없이 보나보다. 처음 책을 받았을때부터 어제 새벽 다 읽어내기 전까지 나는 이 책 제목이 뭘 뜻하는지
전혀 감을 못 잡는 바보스러움을 발휘했다. "디 마이너스" 그야말로 말그대로 D-쟎아. ㅠㅠ 표지에도 아예 대놓고 그렇게 돼 있구만 나는
왜 아무 생각이 없었을까? 에고나, 제 정신 좀 차리자.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의 삶이 정말 디 마이너스 밖에 안되는 건지 의심스럽긴 하다. 어마무시 치열하게 살아온 자 이기에 A+을 주고
싶기도 하니까, 하지만 그 치열함속에서도 앞뒤 안재고, 자신의 삶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 면도 있으니 거기에 좀더 마이너스를 가하긴 하자. 이건
그냥 책 읽고 난 나의 작은 궁시렁 거림이다.
이 책은 내내 읽으면서 진짜 소설이 맞을까? 라는 의심을 무지 했다. 지금 이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그대로 이야기이기도 한대다 큰
사건들 역시 나도 보고 들었던 이야기고 실명이 그대로 나열되기도 하니, 아 진짜 왠지 에세이를 읽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띠지에서도
소설로 치부하기엔 여러사람의 인생이 담겨있는 진짜 이야기인듯 소개가 돼 있다.
나는 자꾸만 의심한다. 주인공이 진짜 손아람 본인 이야기 아님? 진짜 그런거 아님?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225/pimg_7203471151159150.jpg)
어쩌면 말이다. 읽으면서 역사란 대체로 반복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아니면 우리 청춘들의 삶이 반복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
뭔가 데자뷰를 보는 기분.
1970~80년대 엄청나게 일어났던 학생운동의 기운을 지금 이 책에서 느낀건, 2000년대임에도 불구하고 똑같았거든.
똑같이 그때처럼 각목이 휘둘려지고, 화염병도 던져지고, 돌멩이도 던져지고...... 달라진 거라면 촛불이 새로 나타났다는 거? 예전에
눈물, 콧물 엄청나게 쏟아내던 화염병보다는 강한 수돗물이 나타나기도 하는거?
나는 어떤 신념을 지니고 사는 사람이 못되고 이리저리 회색분자, 혹은 박쥐처럼 그저 조용히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종족인지라 뭔가에 대해
투쟁하거나 토론하거나 가열차게 참여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들의 글을 읽으며 청춘을 느끼지만 어디까지 공감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한다.
그래도, 뭐랄까. 그냥 이 젊은 대학생들의 삶이 치열하지만 열정적이라는 것에, 청춘의 이름을 붙여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해본다.
그들이 가진 신념이 어떤지, 저떤지 따지기에 앞서 그들의 이야기는 아프면서도 곧 우리시대 젊은이들의 이야기이기도 해서 새벽잠을 설쳐가며 읽게
만든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225/pimg_7203471151159151.jpg)
이시대의 아픔이나 정치적, 혹은 사상적 이야기가 깊지만 나는 그냥 그들의 청춘을 이야기했다고 이해하려 한다. 그들의 치열하면서도 가열찼던
한순간으로 음미하고자 한다. 한사건 한사건, 한챕터씩으로 읽어나가기가 참 쉬우면서도 무거운 책이다. 책장은 잘 넘어가되, 생각거리는
많은..... 그러나, 나는 어디에도 역시 속하지 못한 생각으로 그저 그들의 젊은 청춘 이야기를, 대학에서의 투쟁을 관망하는 입장이
되고만다.
이야기가 아픈데, 그 아픔이 다가 아닌 이야기다. 그리고 뭔가.... 흠, 지성미도 철철 흐른다. 물론 나는 그런 지성을 다 이해하지
못했지만.....
미학.. 아름다움을 연구하는 학과... 그냥 그저 이 청춘들의 삶 자체가 고달프지만 아름다움이 아닐까. 그 시절 그
순간이......
이제 나이를 먹어가는 나는 그 수많은 사건과 이야기 속에서도 "청춘"이라는 단어들만 깊숙히 파고드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