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바보가 그렸어

딸바보가 그렸어
김진형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1월

이세상에 무수한 딸바보들이 존재한다. 요즘은 어찌된게 사내아이보다는 딸아이를 낳고 싶다는 부모들이 많다. 그렇치만 나는 오히려 뭐랄까. 우리 신랑이 장남이기도해서 첫째는 무조건 아들이었음 했다. 워낙 딸부자집의 막내로 태어난터라 게다가 아직도 가부장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터라, 그리고 어릴적 현실적으로 뭔가 느낀게 사소한 뭔가를 하는데도 아들이라는 녀석이 있어야 하겠는거라. 그래서, 나는 일단은 무조건 아들이 있었음 했다. 일단 첫째를 아들 낳아야 맘 편하게 둘째를 기대할 수 있는 뭐 그런 기분이랄까..

근데, 첫째가 딸래미였다. 근데 말이다. 이상하게 또 그게 나쁘지 않던게다. 무조건 내 아이, 첫번째 아이였으니까...

그러고도... 둘째가 참 소식이 없어 맘 고생도 있었지만, 어쨌거나 둘째를 아들 낳고보니 첫째가 딸인데 참 좋다.

딸 없음 어쩔뻔 했나 하는 생각이 드는게..... 엄마랑 같이 친구가 된다.

요즘은 설겆이도 같이 해주고, 밥도 같이 해준다고 난리다. 공연도 같이 다니고, 쇼핑하는것도 같이 하고, 암튼 무조건 엄마는 좋고, 엄마처럼 되고싶다고 노래하는 아이. 그래서 나도 딸바보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그렇게 극성스런 엄마가 되지 못해 아이에게 큰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다는게 함정. 나 딸바보 맞는 건가?

작가가 카페나 페북, 카스에 올리기 시작하면서 무한 공감을 산 이야기들.

그림과 짧은 글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완전 공감 백퍼.ㅋ

처음 임신했을때는 임산부들만 보였고, 우리 뱃속아이가 젤 이뻐 보였고, 초음파 사진보면서도 뭐가 뭔지도 모른체 이쁘다고 외쳤던 시절이 있었고, 심장소리를 들으며 감격했던 기억이 있고, 출산의 시기가 다가왔을때 수시로 찾아왔던 다리쥐.

둘째때는 안 그렇더니 딸래미 때는 저녁마다 어찌 그리 쥐가 자주 나던지.......

다리가 아프기도 하고.... 그래서 신랑에게 주물러 달라고하면 자기는 열심히 한다는데 나는 건성으로 보여 서럽고, 속상하고.....

그리고 시작된 육아전쟁에선...... 그래 잠들이기 힘들어 조용조용.

정작 중요한 시간엔 잠들어 버리고 우리가 피곤해 잠들고 싶으면 깨어나서 앙앙 울어대던 딸램.

나도 기억난다. 23층 아파트를 하루에도 두서너번씩 오르락 내리락 거리며 업고 재워야 했던 시절..... (근데, 요넘의 둘째때문에 지금도 그러고 있긴하다..ㅋㅋㅋ)

옛날 옛적 우리 부모님들은 그 많은 아이들을 어찌 키웠을꼬... 요샌 한둘도 이리 힘든데.....

사실 나역시 직장을 다니는터라 아이 육아가 오롯이 어머님께 맡겨지다보니 주말쯤 보는 아이들이 버거워 난린데 우리 어머님은 오죽하실까 싶어 늘 죄송한 마음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초반 육아전쟁의 마음을 느끼며 짠하고 죄송한 느낌이 들었다고 해야할까.

지금도 버거운데....... 지금 둘째 역시도 맡기고 있으니.......

그래도, 이 딸바보 아빠는 어째 우리 신랑님보다 육아 참여율(?)이 높은거 같아 좀 부럽긴하다. 나도 제대로 못하지만 우리 신랑님..... 글쎄... 딸 아이라 당최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늘 고민이라고 노래를 부르는데..... 그래서 그런지 둘째꼬꼬마 아들래미랑은 또 잘 놀아주네. 그래서, 딸아이에게 미안하다고 하긴 하는데, 이 아빠처럼 딸바보가 좀 돼 줄 수는 없는건지.

형제로만 자라 그런지 신랑님이 영 딸바보 대열에 합류를 못하고 계시다. ㅋㅋ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딸램. 그래, 실지 눈에 들어가기야 하겠냐만 그렇게 힘들게 육아를 전쟁이라고까지 표현할 정도로 고달프고 힘들지만 고녀석의 웃음한방, 게다가 애교한방, 요즘은 꼬맹이의 사투리에 빵터지며 행복해 한다.

부산딸래미라고 벌써부터 "아이다~"를 외치고 "왜그라는데?" 라고 말하는게 웃기다. 그리고 귀엽다. 꼬맹이의 딸아이의 사투리는....ㅋ

개인적으로 서울 표준어를 구사해주기 바라지만 어쩔 수 있나 천상 부산여자인걸.ㅋ

나는 딸바보까진 아니래도 태어나 자람으로 딸아이에게 위로받아 가는 이 아빠에게 백퍼 공감가네 그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