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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오쿠다 히데오 지음, 임희선 옮김 / 북스토리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흠, 나는 구판으로 갖고 있는 오쿠다히데오의 <걸>. 사실 새로운 표지보다 나는 구판의 표지가 훨 좋구만, 보기도 섹쉬허니.......
일단 이 책을 덮고 오쿠다히데오의 책을 소장하기로 마음먹었던 내 결심을 멀리 달나라로 날려버리기로 했다.
맨처음 그의 글을 좋아하게 된건 <공중그네>의 이라부를 사랑(?)하게 되면서부터였다. 그때도 리뷰에 나는 오쿠다히데오의 글이라는 느낌보다는 이라부의 팬이 됐다고 나불거렸었던 것 같다. 그후로 <면장선거>도 너무 재밌게 읽어서 "그래, 오쿠다히데오 전작가는거야~! 더불어 소장까지 가는거야~!" 라고 불끈 했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그 후 그의 작품들을 만났때마다 나는 실망감이 컷고, 그러면서도 한번 애정을 줬으니 사랑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치만 이젠 아니다. 바이바이.
<팝스타존의 수상한 휴가>는 이라부의 시초인 듯 해서 그래도 참았다. <오 해피데이>도 나름 그럭저럭인거 같아서 패쓰,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는 왜 더이상 오쿠다히데오에게 미련이 없어졌을까? 물론, 그의 책을 아직은 찾아서 읽을려고 한다. 집에 책도 꽤 있고해서 계속 읽기는 할 것 같다. 하지만, 소장할 만큼의 가치는 주지 못한다. 한번 읽고 말 작가가 돼 버렸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을 보자면 그리 나쁜것도 아니다. 흔히 이제 골드미스로 접어드는 여자들의 일과 사랑을 다룬 소설로 읽어보면 폭풍공감도 인다. 내가 그 나이대 결혼의 갈등에 있어봤고, 일에 대한 회의도 있어봤기에 공감이 되기도 한다. 근데, 그 공감을 받기에 앞서 초반에 울화통이 치민다는데 이유가 있다. 너무 현실을 잘 꼬집어 적나라해서? 진짜 이런일이 비일비재하기에?
그럴수도 있긴한데, 살살 여자의 상처를 건드리는 그게 미묘하지만 짜증나게 한다. 대여섯편의 단편이 다 그렇다.
마지막이 해피엔딩이어도 소용없다. 읽는 순간 왠지 짜증이 덮쳤을뿐.
공감은 하되, 감정이입이 안되는 이상한 기분. 그 나이대를 살아온 여자로서 왜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거지? 그것 참 이상한 노릇이다. 그 이유때문인지 어떤지 나는 오쿠다히데오도 딱히 이젠 안 와 닿는 기분이 들었다.
일단 어떤책이든 내가 그 속의 주인공화 되고, 같이 아파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제 그의 글은 더이상 나의 감정을 깨우지 못한다. 감정이입이 불가능하게 만든다.
그녀들이 현실로 존재하겠지만 정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정말 이제 오쿠다히데오는 그냥 그렇게 살짜기 읽고 버리는(?) 작가로 생각하기로 했다. 애정하는 작가의 축에 들지도 않는다. 이라부의 그 특이한 매력과 알 수 없는 묘함으로 사람의 상처를 보듬어주던 그런 캐릭터는 더이상 존재할 수 없는 것인가?
뭔가 아쉽고나. 그래도 그를 더이상 애정작가로 두지 않으련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