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의 행진
오가와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수첩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이런책은 참 사람마음을 따듯하게 해줘서 좋다.  뭔가 힐링하게 하는 느낌도 좋고, 두 소녀의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해 할 수 있어서 좋다.  익히 오가와 요코 라는 작가에 대한 입소문은 들어왔었는데 나는 이번책으로 처음 만났다.  그녀의 책은 다른책들이 더 꽤 유명한 듯 한데 이 책을 어떤 계기로 사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그냥 또 무조건 일본소설이니 그저 호기심으로 사놓자.  였던거 같은데 책방을 둘러보다가 이런 책을 내가 사놨는지도 몰랐다는 사실.  어떤 책을 읽을꺼나? 하고 휘 둘러보다 손에 잡힌 책.
 
근데, 참 아무생각없이 잡았는데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그렇게 가볍지 않으면서 또 무겁지 않고, 정말 이런 집이 있을까? 싶으면서도 현실로 존재 할 것만 같은 미나의 집.
두 이종사촌간의 훈훈한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오가와 요코의 필력을 알 수 있게 한다.
 

 
어려운 사정으로 엄청난 부자인 이모네에서 살게 된 주인공(고새 이름 까먹음 ㅠㅠ).  그곳은 정말 휘황찬란하다.  외국인 할머니가 계시고, 하마가 살고 있고, 가정부와 정원사가 있으며 잘생긴 이모부와 미나라는 이종사촌동생이 있다.  뭔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들이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면서 세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아 참, 미니하마도 있었다.  천식이 걸린 미나를 학교까지 태워주는 미니하마.
상상할 수 있는가?  하마가 학교를 등하교 시켜주는 세계.  호텔의 주방장들이 기념일에 나와서 요리를 해주고, 하마가 쉴 수 있는 인공산이 있는 어마어마한 집.  하지만 그런 어마어마함에 비해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참 소박하다.  글쎄 뭐, 소박하다는 느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네들은 있음을 과시하� 않는다. 
오히려 집에 잘 들어오지 않는 이모부와 오자를 찾아 출판사에 편지를 부치는 이모의 외로움이 덧보이고, 천식으로 도서관조차 잘 가지 못하는 미나의 안타까움이 엿보인다.  하지난, 그들은 또 그속에서 자신들만의 자리를 찾아 살아가는 일상이 그림처럼, 동화처럼 그려지고 있다.
 

 
없는 집에서 온 소녀를 내치는게 아니라 고작 일년밖에 같이 살지 않았는데 온전한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같이 스며들어가는 느낌이 무척이나 좋다.  그리고 그 일년이라는 시간속에서 소녀 둘이 성장해 가는 모습이 좋다.
누군가를 짝사랑하기도 하고 별똥별을 보며 소원을 빌어보기도 하고, 또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기도 하면서 소녀들은 성장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참 어마어마한 집안 이야기지만, 오가와 요코는 그들의 모습을 조곤조곤 속삭이듯 이야기를 다뤄내고 있다.
이런 따듯함을 지닌 소설이라면 그녀의 글 사랑해도 괜찮치 않을까?
처음으로 마주한 그녀의 글이 마음을 촉촉히 적셔주며 따듯하게 감싸준다.  게다가 책 속 간간히 드러난 삽화도 너무 좋아서 나름 괜찮은 책 읽기가 아니었나 싶다.  그녀의 책을 이제 한권씩 찾아 읽어야 할 것 같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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