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백 드롭
나카지마 라모 지음, 한희선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북스피어라는 출판사를 좋아하는 편인데, 어쩌다 한번씩 만나는 그 출판사의 책들이 나름 따듯함과 의외의 즐거움을 나에게 안겨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꼭 출판사를 찾아 읽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여튼 내가 만난 북스피어의 책들 이미지가 나빴던 기억은 별로 없는것 같다.  (흠, 북스피어 책을 몇권 안 읽었긴 하지만..ㅡㅡ^)

 

요 책도 사실 큰 기대감은 없었다.  요즘은 그냥저냥 좀 가볍게 읽고, 빨리 읽히는 책을 보고싶어서 펼쳐든 책인데, 오오오오~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사실 제목도 내 스탈이 아닌거 같았지만, 표지도 그다지여서 기대감이 없었던게 오히려 읽는데 덕이 된 모양이다.

책 자체도 일반책 사이즈보다 작아서 이거 뭔가 싶은 기분도 들었다.

 

처음 읽어갈때만 해도 청소년틱한 분위기에 어라? 라는 실망감을 느꼈었는데, 책장을 넘겨갈수록 뭔가 따듯해지는 기분이었다.

 

 

일단 총 네편의 단편이 실렸는데, 전부 아버지와 관련된 이야기다.  단편을 싫어하는 나도 이 네편의 단편은 전부 좋았다.

대체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아버지라는 이미지보다 뭔가 특이하고 괴짜같은 느낌의 아버지들.  게다가 뭔가 좀 웃기는 사람들이다.  상식보다는 또다른 미소를 짓게하는 괴짜 아버지들 때문에 자식들은 고역이지만 이 이면엔 또다른 아버지들의 아픔과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진달까.  무대뽀로 밀어부치는 아버지들의 모습에서 자신의 아이를 기죽이지 않게 하려는 아버지들의 고군분투가 느껴진다.  그래서 아이들 역시 결국 마음의 문을 열고 아버지의 참모습을 찾게 되는것 같다.

 

 

괴짜 아버지들이기에 곳곳에 웃음이 산재해 있다.  그렇다고 호탕하게 웃어넘길 유머코드가 들어있는건 아니다.  단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아버지들의 모습에서 그 유쾌함이 끼어든 느낌이다.  같이 사는 아이들은 싫을 수 있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은 마냥 즐거운 기분이 든다.

 

읽으면서 아버지의 사랑에 마음 따듯해지고, 아버지의 아픔에 약간은 먹먹해지다 끝에는 아버지의 진심을 알기에 웃게되는 괜찮은 단편소설이었다.  좋구나.  간혹 이렇게 뜻하지 않게 만나는 이야기에서 즐거움을 찾게 되는것 같다.  그래서 책을 사랑하고, 책을 계속 읽게 되는거지만, 암튼 간만에 가독성 엄청 좋으면서 기분 좋은 책을 읽은 기분이다.

 

 

뭐 별 다섯을 주기엔 뭔가 한방 터트리는 느낌이 없어 그게 좀 아쉽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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