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어 제로
롭 리이드 지음, 박미경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책을 덮으면서, 아니 읽으면서도 생각이 많았다. 참 괜찮은 시놉을 가진 이야기인데도 왜 이렇게 읽으면서 지루함으로 하품을 연거푸 해야하는가? 기본적으로 내가 외계인이 나오고 어쩌고 하는 SF적인 느낌을 싫어하지만, 이 책은 또 그렇다고 뭔가 SF적이라고 분류하기에도 뭔가 애매하다.
먼저 책을 읽으신 이웃분들이 미리 겁을(?) 좀 준 덕분에 각오를 하고 들었던 터라 그렇게 실망하거나 그런건 없었다. 아니, 오히려 스토리면에서는 나름 이끄는 색다른 재미가 있어서 꽤 빠지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지.루.했.다는 거다. 왜 그랬지? 왜 그랬을까?
일단은 이 빽빽한 글씨체들이 손에 들자마자 두어장 읽으면 하품이 나게 한다. 무에 그리 쓸말이 저자는 많았을꼬?
읽으면서 느낀건, 너무 사족이 많다는 거다. 그리고, 넣치 않아도 될 이야기들을 구구절절 넣어서 이야기가 지루하게 이어지는 거다. 그러니, 이 좋은 소재를 가지고 책을 지루하게 만들 수 밖에...... 게다가 작가의 필력 또한 그닥 뭔가 휙휙 책장 넘기는 맛을 주지 못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들과 상상했던 내용들을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어 약간은 안달(?)이 난 느낌으로 뭔가 구구절절 외계의 정체나 외계인의 생김새등을 묘사하고 있는데, 그게 너무나 사족이다. 굳이 그런 세세함까지는 필요치 않았다. 그러니, 이런 재미난 소재에도 불구하고 책이 지루할 수 밖에.
게다가, 결국 미국의 음악적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다보니, 나처럼 팝에 문외한인 사람은 더더욱 이해하기가 곤란하다는 거다. 헤비메탈 그룹의 이야기서 부터, 일반적인 발라드 제목까지 나오는데 거기서 파생되어지는 이야기가 내가 알 수 있는 그런류가 아니란거다.
겨우 오지오스본 아저씨의 그 음울하고 음침한 음악을 몇번 들어서 그 분위기를 파악하는 정도고 보니, 오지 아저씨들의 이야기 나오는 부분은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고, 모르는 가수들이 천지로 등장할때는 뭐가 뭔지 몰라서 패쓰~가 돼 버리는 거다.
딱 아는 만큼 보인다고, 그 말이 그말인게다. 딱 그 가수들의 느낌을 아는 만큼 이야기가 보이고 이해가 된다.
그렇다고 전체적으로 뭔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는 건 아니다. 딱 저 책 표지 뒷면 이야기가 모든걸 말해주고 있고, 그래서 왜 외계인들이 인류의 파괴를 꾀하려 하는지 정도는 안다. 감은 잡았다. 문제는 작가의 지겨운 이야기 나열이다. 그것만 아니었다면, 이 재미난 소재에, 재미난 이야기들이 더 궁금증으로 와 닿았을 것을.......
너무 구구절절 세설을 풀어 놓는 동안, 독자들은 지겨움에 치를 떨어야했다. (아, 독자들이라고 하기엔 나혼자 생각이지만..;;;; )
어쨌거나, 뒷부분은 갈 수록 책만 드면 잠이 오는 지경이니, 뭐라 나 역시 할말이 없다. 이야기는 좋은데, 그 세세함이 짜증나고 지루한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