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숲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0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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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런.....  그래, 난 일본소설을 좋아한다.  마약, 섹스, 자살 이따우 단어로 대변되는 무라카미류의 책마져 읽을땐 좀 버거워도, 읽고나면 '휴~ 그래, 뭐 이런 방향쯤' 이라고 쿨하게 넘기고 당장은 아니더라도 그의 책을 찾아 읽을려고 노력할 정도다.  그러니, 무라카미 하루키야 어떠하랴.  하루키옹이라 칭하며 그의 책에 대한 기대가 엄청나게 컷음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사실, 그렇게 일본소설, 일본소설 난리를 치면서도 은근 그렇게 또 많은 책을 읽지 않았다는게 함정이라면 함정이다.  그리고, 또 무라카미 하루키....... 그 유명한,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두어번 올랐다는 작가의 책을 꼴랑(?) 단편집으로만 3편정도 만났다는게 놀랍기도 할 정도다.  그래놓고, 엄청나게 나는 이 작가를 잘 압네~! 하는 식으로 버팅겨 왔던게 사실이다.  그랬다.  나는 그의 단편 몇편만 보고, 진심 이 작가의 글이 좋다고 생각했었던 거다.

게다가, "노르웨이의 숲"이라 함은 젊은날의 방황과 고뇌를 엄청나게 잘 표현해냈니, 어쩌느니 하면서 몇만부 팔리고, 극찬이 쏟아지는 지경이니, 나는 "그래, 이 책은 숙명이야." 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 나?

이 책 읽고 완전 멘붕 상태 빠졌다.  그리고, 지금의 나?  무라카미 하루키? 흥~이다.  완전.

그를 좋아하는 사랑하는 팬들이 돌을 던진다해도, 어쩔수 없다.  나는 딱 이 책 하나만으로 말하는거다.  내 취향 아니올시다.  그리고, 너무 싫다.  이거다.

 

내가  웬만해선 자살이니, 섹스니 이따우것 다 수용하는 인간인데 이 책의 내용이 그런건 어째 수용도 안되고, 이해하고픈 맘 조차 없다.  그냥 그렇다.  그 글의 깊이에 들어가 와타나베의 고뇌나 기즈키, 나오코의 고뇌를 이해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나는 하고 싶지 않다.  그냥 그들의 고통을 나는 배척만 하고 싶어진다.  그들의 이야기가 나오는게 싫다.  실지 와타나베와 나오코가 주인공인데, 그들의 이야기가 싫으니, 이 이야기 전체가 싫은거다. 

 

책을 읽으매, 문장이나 맥락을 짚어 읽는 사람이 읽는가 하면 전체적인 느낌으로 파악하는 사람이 있는데, 대체로 나는 책 전체의 느낌으로 좋고 싫고가 판가름 난다.  그런데, 이 책은 전체적으로 싫다. 

 

 

아마, 이런 느낌을 정유정씨의 소설 <7년의 밤>에서도 느꼈던것 같다.  그들이 토해내는 언어가 싫은게 아니라, 그 느낌....... 말로 표현하지 못할 그 느낌이 싫은거다.

 

그래, 와타나베.. 20살쯤의 그들은 그런 방황과 고뇌를 느낄수 있고, 사랑하는 이를 지키지 못한것에 대한 좌절과 고통이 존재할 수 있다.  그리고, 자살이라는 엄청난 무게앞에서 더이상 일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런의미에서 무라카미 하루키가 표현한 그 젊은날의 무게는 상당히 깊다.  가볍게 사는것처럼 느껴지는 나가사와마져도 사실 크나큰 젊음의 짐이 느껴지는 이야기다.  그래서, 사실 뭔가 "싫다" 라는 말로 부정해 버리기엔 담고 있는 이야기가 깊고 무겁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는 이 책을 손에 들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다.  이런 분위기...... 너무 견디기 힘들다.

 

 

어쩌면 "자살" 이라는 단어의 존재만으로도 그런 느낌을 주는지 모른다.  한번쯤은 그런 단어들을 던져보는 사람들의 삶.  나 역시도 그런 단어를 들을때마다 섬뜩하면서도 남얘기 같지 않은 느낌..... 그런 느낌을 견디기가 힘든건지도 모르겠다.

 

전제적인 와타나베의 인생이야기인듯 흐르지만, 이야기의 흐름속에 깊이 침잠해 있는 젊은 인생들의 아픔은 쉽게 읽혀지지 않는다.  어떤 의미를 찾아가기보다 그저 나는 분위기로 따라가다보니 그 분위기에서 와르르 무너져 내린듯 하다.

 

어째꺼나........ 하루키...... 아저씨 당분간 만나기는 힘들듯 하다.  버겁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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