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동창생 - 열아홉, 소년의 약속
윤이경 지음, 김수영 각본, 오동진 인터뷰.글 / 북폴리오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사실 요즘 우리는 그다지 "동창생"이라는 말을 쓰지는 않는것 같다.  같은 학번이라거나 그저 친구라거나...... 그런식의 말을 자주하는데, 어쩐지 "동창생"이라는 어감이 고전(?)스럽긴 하다.  그냥 혼자 느낌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진 못했지만, 영화로 나온 이야기를 책으로 만난다는건 좀 특별한 느낌이다.  오롯이 영상으로 만들어진 모습이 내면의 깊은 울림의 활자로 만날 수 있다는건 그 속으로 좀 더 깊이 빠져 들 수 있는 계기를 줄 수 있지 않나 싶다.  예전에 "연애의 목적" 이라는 영화를 보고 책을 본 적이 있는데, 영화로는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다가왔던 기억이 있다.  물론, 이 책도 영화를 보고 읽었다면 새로운 느낌이었겠지만 일단 스크린으로 보지 않았기에 혼자 상상의 세계속으로 빠져 들 수 있어서 그 순서가 바뀌었다 해도 나름 괜찮치 않았았나 싶다.  리명훈을 리명훈 그 자체로 볼 수 있었으니까.....

 

유일하게 세계에서 분단국가라는 우리 남과북의 현실.  그 속에서 아직 19살 성년도 되지 못한 소년이 총을 들어야하는 아픔이 책속에 담겨있다.  자신 스스로의 목숨보다 가족을 위해, 동생을 위해 총을 들어야 하는 소년의 그 숨막히고 고통스러운 여정이 이 책속을 가득 메우고 있다.  물론, 어떠한 이유에서든 킬러에 대해 동정심을 가져선 안된다는 인식은 있다.  그런데, 그 상황이 어쩔수 없는, 특수상황이라는 인식이 깔리고 보면 인간대 인간으로서 인간 리명훈, 소년 리명훈에 대한 측은함이 가득해진다.  머릿속에 맴도는 동생에 대한 걱정과 고민.  그러나, 자신의 투명한 속내를 버릴수 없는것 또한 인간아니던가.  그래서, 자신의 친구 이혜인에게 끌리는 아련함은 어쩔수 없다.  시작은 동생과 같은 이름이라는 이유만이었겠지만, 혼자 상처받고 고독속에 몸부림치는 혜인의 모습에서 자신과 같은 동질감을 느꼈으리라.  그래서, 동창생으로 서로를 보듬고 같이 아파했는지도 모르겠다.  서로가 서로의 거울같은 존재였으므로.......

 

책속의 이야기는 솔직히 전혀 허구스럽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현실에서도 어쩌면, 어쩌면 말이다  그런일들이 일어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책을 읽고 해봤다.  아직 우리의 현실은 남북이 나뉜 분단국가이므로......  통일의 행복보다는 서로에 대한 그리움과 서로에게 총뿌리를 겨눠야하는 원수 아닌 원수 관계이므로......  읽을수록 지금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이 아프게 다가왔던 책이다.  그리고, 현실의 관계를 떠나 한명의 외로운 소년의 아픔이 그대로 전해져 와서 고통스럽기도 했던 책이다.  왜 꼬이고 꼬이고 꼬이기만 하는 리명훈의 삶인가.  어린 19살 리명훈은 정말 그런 무거운 짐을 짊어지기 보다는 웃고 떠들고, 장난치는 그런 청춘이어야 할것을...... 총보다는 캠퍼스의 낭만을 느껴야 하고, 살인보다는 미래에 대해 자신의 앞날을 걱정해야하는 꽃다운 소년이어야 할것을....... 소설의, 가상의 이야기지만 리명훈의 삶이 참 안타깝고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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