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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호랑이 ㅣ 옛이야기 그림책 11
이현진 글.그림 / 사계절 / 2013년 6월
평점 :
어릴적 나는 전래동화, 구전동화를 꽤 많이 읽고 자랐다. 그 왜 있쟎은가. 세트로 된 전래동화 시리즈...
<선녀와 나무꾼>부터 시작해서 <혹부리 영감>까지 세트가 총망라된 시리즈. 물론 내 껀 아니었다. 울 엄마랑 아버지는 세트 동화책을 사주실 여력이 없으셨다. 그래서 사촌동생한테 빌붙어(?) 읽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시골에선 뭐 그렇게 돌려읽고, 주고 받고..... 그런게 일상이었으니까. 아무튼 나는 그렇게라도 전래동화를 많이 접했는데, 생각해보니 우리 꼬맹이는 전혀 전래동화를 모른다는게 문제였다. 그렇다고 세트로 사주기는 싫고.......
그런데 여기 우리가 알던 <토끼와 호랑이> 책이 이쁜 모양을 하고 새로 태어난거다. (자꾸만 "토끼와 거북이"로 읽으려고 해서 혼났다는....... 토끼하면 거북이만 떠올라서 원.)
어리석은 호랑이와 꾀 많은 토끼.
사실 어찌보면 토끼도 생존을 위해서 꾀를 낸거긴 한데, 조금은 밉살(?)스러울때가 있긴 했다. 어리석은 호랑이가 불쌍해 보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뭐 게으르고 머리나쁜 호랑이를 탓해야지 어쩌겠누?
떡과 돌멩이도 구별못하고 그거 구워서 한입 베물다 이빨 다 나가고, 그렇게 당하고도 토끼 꾐에 빠져 꼬리를 댕강~하고, 그러고도 또 참새가 입안으로 날아들어올거라고 생각하는 한심한 호랑이라니.......
어리석은 녀석.
무섭다고만 생각했던 호랑이가 친숙하게 다가오는건 좋은데, 너무 바보같쟎은가 말이다.
일단 우리 꼬맹이는 "어흥~" 하는 호랑이만 나오면 동화책은 합격인걸로......
"어흥~!" 소리만 내주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게다가 점토식으로 요렇게 이쁜 모양으로 빚어낸 호랑이와 토끼를 보니 꼬맹이가 책이 맘에 드나보다.
아침부터 들고와선 내가 읽어주고 난뒤 또 혼자서 막 글을 지어내 읽는다.
그래도 참 용한게, 내가 읽어준 내용과 얼추 비슷하다는 거다.
머리가 그리 나쁘지는 않은가 보우 우리 꼬맹이. ^^
여튼 늘 당하기만 한 호랑이가 안타까웠지만, 어리석은 자의 업보인걸로......
게으른자의 업보인걸로......
오랜만에 전래동화를 다시 읽으니 나도 기분이 좋구나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