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랍고 따듯하고 나른한

보드랍고 따뜻하고 나른한 ㅣ 행복한 길고양이 2
종이우산 글.사진 / 북폴리오 / 2013년 7월

 

진심 나 이제 고양이 좋아하게 되는거 아냐?  정말 귀엽다.  그리고 제목처럼 <보드랍고 따듯하고 나른하다.> 진짜다 진짜.

 

솔직히 난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뭐 고양이 뿐만 아니라 애완견이나 그외 동물들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정말 유독 고양이를 싫어하는 건 사퓽甄�.  그 요물스런(?) 기분도 싫고, 그 눈도 싫다.  그리고 어쩌면 어린날 읽었던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고양이>라는 소설도 그런 나의 싫음에 부추김을 줬는지 모르겠다.  그 으스스한 느낌.  그 요망스러운 느낌.

 

눈빛만 봐도 뭔가 띵~하고 마법에 걸릴거 같고, 그것도 아니면 예전 전설의 고향에서처럼 구미호가 변신하듯 고양이도 어쩌면 그렇게 무서운 존재로 변신해 버릴것만 같은 이상한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고양이는 언제나 내 근처에 있어 본적이 없고 지금도 그닥 키울 마음은 없지만, 진심 이 책을 읽으면서는 어? 한번 키워보고 싶네.  라는 느낌이 들었으니 저자의 느낌이 그냥 나에게 그대로 와 닿아 버린듯 하다.

 

 

게다가 사진들마다 저자가 옮겨 쓴 글들도 진심 웃겨서 읽는 내내 엄마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오빠야 니는 네가 좋나?"  진심 그렇게 묻는 고양이 처럼 보이지 않는가?

아하하하.....  장난스런 저자의 글도 웃기지만, 이런 글이 생각나게 하는 고양이들의 다양한 표정이나 행동들도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진정 두발로 서서 하트를 만들어 날릴 수 있는 고양이의 생생한 표정과 행동.

정말 고양이들이 이렇게 사랑스러웠어?

 

어쩜 이리도 찰나의 기적처럼 저자는 길고냥이들의 행동을 잘도 포착해 냈는지.......

 

아마도 정녕 저자의 마음에 길고냥이들에 대한 사랑이, 애정이 가득했기에 그런 모습들이 더 자주 보이고, 더 눈에 들어왔으리라.

특히나, 요 사진은 참 뭉클하다.

엄마와 아이의 입술과 입술이 맞닿은 이런 따듯하고 아련한 느낌.  가슴이 뭉클해서 왠지 내가 다 울컥해 지는 기분이다.

 

정말 전혀 길고양이들을 사랑해 본적도, 아니 그 비싸다는 페르시안 고양이던가? 암튼 그런 고양이조차도 눈길 한번 주지 않는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는 정말 고양이들에 대한 애정이 듬뿍듬뿍 솟아나서 마음 따듯해지고 뭉클해지고 고양이들의 털을 쓰담쓰담 해주고 싶어졌다. 

물론, 현실에선...... 그게 실천될까 의문스럽긴 하지만......

 

그렇치만, 정말 인식의 변화는 좀 온 듯하다.  앞으론 길가에서 만나는 길고양이들 "떽" 소리치며 쫓아버리는 못된짓은 하지 말아야지.

애정어린 시선으로 봐라봐 줄 수 있는 여유가 조금은 생긴듯 하다.  비록 그들을 위해 먹이를 줄 수 있는 여유까지는 아직 안 생겼지만 말이다.  내 인식의 변화를 시킨 아주 따듯하고, 감동적이고, 뭉클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