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베카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이상원 옮김 / 현대문학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아, 일단 이 책을 다 읽어낸 내가 대견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이 책이 지루하거나 재미없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또 확 뭔가 와 닿는 것도 아니고...... 아무튼 이 책은 그야말로 나에게 쓰리콤보의 맛을 전해준 소설이다.

 

일단, 쓰리콤보중 첫 시작은 지루함이었다.  문학적 부분이 강하다 하니, 어느정도 감안은 했지만 첫 부분이 왜 그리도 안 넘어가던지...... 당최 주인공의 그 심리묘사는 어찌 그리도 깊으며 지루하기까지 하단 말인가!  안해도 되는 상상을 해가며 스스로를 고통속에 가둬버리는 "나"는 보기에도 답답하고, 짜증스러웠으며, 책읽기의 더딤을 더더욱 강조하고 있었다.  그래서 말이다.  처음에 나는 솔직히 이책을 과연 다 읽어 낼 수 있을까? 하는 스스로에 대한 의심과 함께 책을 던져버릴까라고 심각하게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말이다.  책이 중반을 넘어서면서 속도가 나는거다.  아하~ 뭔가 새로운것들이 점점 조여오면서 뭔가가 이야기가 깊어지는 건가?  그래서 문학작품인건가?  하다가...... 두번째 부분을 만났으니 그건 완전 이거 연애소설이쟎아? 하는 멘붕이 와 버린거다.

완전 읽으면서, 속도는 잘 나가는데 우리가 흔히 중,고등학교 시절 읽었던 하이틴 로맨스의 반전이 오니, 이런 젠장할......

결국 하이틴 로맨스급이었어?  라는 실망이 되면서 내가 이렇게 힘겹게 읽고 있는 책에 대한 실망이 또 와버린거다.

이건 아니쟎은가.  아주 흔한 로맨스 스토리......  주인공 "나"는 남자를 너무 사랑하지만 남자는 자신보다는 예전 여자를 사랑하고 있다는 그런 오해에서 비롯된 어긋난 사랑이야기.  그러다 결국 남자가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다고 깨닫게 되면서 해피엔딩...... 뭐 이런 흔하디 흔한 연애소설이야기..  그렇다.  중후반쯤에 그런 로맨스급으로 멘붕이 와 버려서, 에잇~ 이라고 생각했더니......

 

마지막 세번째에 와서 그야말로 급반전이 밀려온다.  서서히 자신을 옭죄어 오던 죽은자에 대한 원인모를 두려움과 집안곳곳에서 풍기던 그 암울함이 하나하나씩 풀어지면서 로맨스물에서 반전으로 넘어가는 극적인 상황연출.

게다가 제대로 뒤통수를 날려주는 마지막까지......

오~ 이거 완전 쓰리콤보를 단숨에 안겨주는 희한하면서도 이 책이 이제껏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야말로 세번의 멘붕을 겪다보면 이 책의 진가가 무엇인지 어렴풋이나마 느껴지는 것이다.

 

영화로 만들어 지기도 하고, 연극, 뮤지컬로도 사랑받고 있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다.

영화에서 댄버스 부인의 모습은 위 사진 모습 그대로이겠지?  딱 제 옷에 맞는 배역이 캐스팅된 느낌.

그 부인이 주인공에게 주는 두려움은 그야말로 이 책의 전체를 덮고 있는 그 침침하면서도 음산한 느낌을 잘 나타내 주고 있는듯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책이 칙칙하다거나 그런건 아니다.

전체적으로 주인공인 "나"의 심리묘사가 이루어 지고 있으면서 그 안에서 아직은 덜 성숙한 "나"의 마음 상태가 잘 표현되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한번의 반전은 <레베카>라는 책 제목에 있다.  어디에서나 울려퍼지고 불려지고, 칭송받지만 그 <레베카>라는 인물이 지칭되는 것이 "나"라고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진가를 발휘한다고 할 수 있는 책이다.  그렇기에 이 책이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이 전혀 의심스럽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이 재 탄생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거 같다.

 

단지, 초반의 과도한 심리묘사에 책진도가 안나가긴 하지만, 그 초반만 잘 넘기면 이 책은 그야말로 대단한 재미를 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쓰리콤보를 맛보고 나면, 이 책의 진정한 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오~ <레베카> 진정 그녀는 누구였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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