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는 자라서 - 우리 아이 재능발견 놀이 아기발달 2단계 그림책 3
김별 글, 이정은 그림 / 큰북작은북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시절 배운 동요중에 "나는 나는 자라서 무엇이 될까요?~"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노래가 있다. 거기엔 음악가가 나오고, 선생님이 나온다. 하긴, 기실 따지고 보면, 나도 어린시절 선생님이 되겠다 했으니, 기본 아이들의 꿈은 우리때쯤엔 선생님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이야 뭐 워낙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연예인이 우상화 되다보니, 연예인이 되겠다는 아이들이 엄청나게 많아졌지만 말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그냥 막연히 나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고, 담임 선생님이 "왜 선생님이 되고 싶어?" 라고 물으면, 전형적인 우리나라 교육에서 얻은 대답을 고대로 했었다. "선생님은 모르는 것이 없는 척척박사 같거든요." 물론, 난 알고 있었다. 선생님이 척척박사가 아니라는걸. 하지만, 그렇게 대답해야 옳을거 같은 주입식 교육을 받은 세대다. 그런데, 내가 더 충격적이었던건 뭐냐면, 우리 담임선생님의 대답. "네가 뭔가를 잘 못 알고 있구나. 사실, 선생님들도 척척박사는 아니란다. 선생님들도 너희들처럼 계속 공부하고 노력해야해." 그때 내가 뭘 느꼈냐고? 요즘 아이들 말로 "헐~"이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나는 그냥 배운대로의 칭찬받을 대답을 했는데, 선생님은 진실을 말해주신거다. 근데, 어찌나 난 그게 섭섭하던지...... 지금까지도 그때의 기억이 남아있는건 꽤나 큰 상처를 받았다는거다. 사실 "선생님, 제가 몰라서 그렇게 대답한건 아니거든요."라고 반항을 하고 싶었달까, 변명을 하고 싶었달까. 선생님이 사실을 가르쳐 주려 하신 의도가 아니라, 나를 좀 바보취급하는 거 같아서 기분나빴던 거였다. 그때 분위기가 그랬다. 나는 나름 똑똑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선생님은 오히려 우리반에서 나보다 덜한 아이를 엄청나게 편애(?)하셨기에 그게 싫었던거다. 그 후에 선생님께 한번 여쭤본적은 있다. 왜 그렇게 그 아이만 이뻐하냐고..... 그때 선생님의 대답은 더 가관이었는데, 자기 대학때 교수님 이름이랑 똑같아서 그 아이가 좋단다. 그 얘기 듣고 뻥찌고, 상처받았던 어린시절....... 아, 이런 난 지금 동화얘기를 하려했건만 엉뚱하게도 이상한 세설만 늘어놓고 말았다.ㅠㅠ

아무튼, 이 동화책을 읽고 나서 아하, 그때의 기억이 문득 떠올랐고 선생님이 떠올랐고, 그때 그시절이 기억났으며, 내가 되고싶었던건 진정 선생님이 맞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다지 뭔가 되고 싶은 강렬한 기분이 들진 않거든. 지금 같아선...... 과연 우리 꼬맹이는 어떤 생각일까? 뭐가 되고 싶을까? 그걸 이제 다섯살된 꼬맹이를 붙잡고 물어볼수도 없고, 물어봤자.. 뭔가 제대로된 대답이 나올거 같지도 않다. 조금 자라고 나서부터는 "너 검사해라."라며, 엉뚱한 엄마의 욕심을 내 보지만, 그게 뭐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겠는가. 그래도, 이 책을 읽으니 아이들의 꿈이 참 다양함을 느낀다. 선생님은 기본, 경찰도 나오고, 연예인도 나오고, 탐험가도 나오고.

책을 다 읽어보고, 아이와 함께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해본다. 그림을 보며, 이건 가수야. 강남스타일 노래 부르는 가수 알지? 그런다. 아이는 끄덕끄덕. 탐험가는 뭐하는 사람인지 알아? 정원사는? 의외로 그림을 보며 제대로 대답하는 아이를 보면서, 기쁘기도 하고, 제대로 파악을 한건가? 하는 의문도 든다. 그렇다고 아직 우리 **는 뭐 되고 싶어? 라고 묻지는 못하겠다. 아직은 꿈을 한단계 한단계 밟아 나가야 하는 이제 피어나는 꽃송이니까.

되도록이면, 내가 원하는 일과 아이가 원하는 일이 같았으면 좋겠지만, 달라도 사실 난 뭐 그다지 반대하거나 그러고픈 생각은 없다. 내 인생 살아보니, 기실 본인 인생인데, 부모가 이래라 저래라 할 건 아니더라는..... 물론, 욕심이야 나고 간단한 길안내자 정도는 되겠지만, 그래도 스스로 이런 작은 책을 읽어가면서 자신만의 큰 꿈을 이루길 바래본다. 그게 어떤 꿈일지라도.

"우리 꼬맹이 자라서 뭐 되고싶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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