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사람 - 제142회 나오키상 수상작
시라이시 가즈후미 지음, 김해용 옮김 / 레드박스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시라이시 가즈후미의 글을 좋아한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전작을 하고픈 생각이 있었는데...... 이 책 읽고 그냥 "전작은 무슨, 되면 보는거고 아니면 마는 거고......" 라는 작가가 돼 버렸다.  사실, 내가 전작하고자 하는 작가가 있으면 웬만해선 이런 느낌이 들지 않는데...... 그러고보면 나에겐 그 작가의 첫작품이 무지 중요하다.  첫 작품에서 과감하게 별다섯을 받는 작가라면 나는 그 후의 작품들이 줄줄이 나를 실망시키고 질이 떨어진다고 해도 전작을 해 버린다.  (아니, 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첫작품에서 오~ 하는 약간의 감탄이 있었다면 그 후의 작품들을 괜찮은 작품들만 띄엄띄엄 찾아 보게 된다는 거다.
 
각설하고 시라이시 가즈후미는 심리묘사가 탁월해서 요시다슈이치와 약간 비슷한 면이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뭐랄까....... 요시다 슈이치가 다양한 방면의 글로 그 필력을 펼쳐나간다면, 시라이시 가즈후미는 연애소설에 그 탁월한 감성을 뛰어나게 표현한다는 거다.  게다가 여자들의 그 톡톡 건드리는 심리는 그야말로 극찬을 받아 마땅하다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예전에 요시다 슈이치가 여자인줄 알았듯, 이 작가 역시도 여자인줄 알았다.  뭐 알겠는가.  대충 일본작가 이름들 들어보니 여잔지 남잔지 짐작이 안가는걸.  요즘에서야 일본소설들이 판을 치고, 웬만하면 여자고, 남자고 구분이 가능하지만, 그래도 어떤경우엔 역시 헷갈리는 때가 많다.  특히나, 시라이시 가즈후미 같은 경우는 100% 여자인줄 알았다.
 
오죽하면, 역자인 김해용님마져 그런생각을 했을까나?  그런데, 첫부분을 읽고 나오키상을 부자간이 전부 수상했다는 글을 읽고 엥? 하고 만거다.  남자였던게야.  이런 이런...... 근데도 어쩌면 이렇게 여자들의 심리묘사를 잘 하는 거지?  진심 그랬던 거다.
 
이제껏 읽었던 서너권의 책이 거의 여자가 주인공이었고, 이별에 대한 아픔과 사랑에 대한 심리가 어쩜이리도 잘 표현했냐며 감탄했던 난 뭔가? 하는 멍 스러움이 찾아왔었다.  뭐 딱히 배신감까진 아니래도 여튼...... 전생에 여자분이셨나 이랬다는........
 
아, 세설이 너무 길다.  책 얘기를 해야하는데...... 근데, 사실 나는 이 책을 읽고 너무 실망을 해 버려서 진심 나오키 상이 뭔 상이래? 이런 의심이 들고 말았다.  이책으로 나오키상을 탔다고 하는데, 당최 그전 책들보다 훨 못하구만 왜 이 책으로 상을 받았을까나? 의심스러운 거다.  심리묘사야 늘 해왔던 부분이고, 특별히 이번 책이 나았던 것도 아닌거 같은데...... 나는 이 책이 아쉽기만 하구만, 게다가 이 책 읽고 일본 연애소설에 이젠 질려버렸구만..... 왜 이 책이 특별한지 답을 못 찾고 있다.
 
1편의 남자주인공을 내세운 점은 간만에 새롭긴 했지만, 내용이 너무 뻔했고 2편의 결혼 날 잡고 애인이 아닌 예전 불륜으로 만났던 남자를 다시 만나 감정을 나누는건 이젠 그냥 뻔하다 못해 지겹기까지 하다.  이제, 그냥 일본소설들의 툭하면 불륜이거나, 애인이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이랑 원나잇 내지는 만나는 거나, 다 지겹다.  당최 그런 내용이 아니면 이야기가 안되는 걸까?
늘 왜 바람으로 시작해서, 바람으로 끝나는 건가? 
 
그래, 물론 소재가 다가 아니니까...... 그 속에 든 심리를 파고 들고, 이야기의 깊이나 맥을 찾아 가야 하는거니까... 근데도 진심 나는 이제 이런 스토리에 질려버렸다.  그 누가 썼던간에..... 이제는 일본연애소설의 이런 스토리가 싫다.  지겹다.  정녕 요시다 슈이치나 에쿠니 가오리, 혹은 요시모토 바나나가 썼다고 해도 이랬을까?  라고 묻는다면..... 글쎄.... 일 수도 있겠지만, 이젠 그냥 제발 좀 제대로 된 연인의 이야기를 해주면 싶은 바램이 있다.  둘만이 사랑하면서도 얼마든지 서로의 감정에 대한 심리묘사는 할 수 있는거 같은데... 꼭 바람피는 상대가 있어야 하는건 아닌거 같은데 말이지.......
 
이젠 일본연애소설의 소재에 물리고, 뻔한 스토리에 물리고, 그 지겹도록 잔잔함에 물려버린거 같다.
(뭐, 이렇게 피토하게 난리쳐 놓고도 결국 일본소설을 찾아 곧 허덕이고 말거라는 걸 알지만 말이다.)
 
당분간 시라이시 가즈후미 작가는 바이바이 하는걸로......  그냥, 전작은 없었던 얘기로.......  당신의 심리묘사, 탁월하지만 지금은 그 탁월함이 맘에 안든다는거.  이젠 일본연애소설이 질린다는 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