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정채봉 지음 / 현대문학북스 / 2001년 3월
평점 :
절판


들녘 -☆

 

냉이 한 포기까지 들어찰 것은 다 들어찼구나

네잎클로버 한 이파리를 발견했으나 차마 못 따겠구나

지금 이 들녘에서 풀잎 하나라도 축을 낸다면

들의 수평이 기울어질 것이므로.

 

 

생명 -☆

 

비 갠 뒤

홀로 산길을 나섰다

솔잎 사이에서

조롱조롱

이슬이 나를 반겼다

"오!" 하고 나도 모르게 손뼉을 쳤다

그만 이슬방울 하나가

툭 사라졌다

 

 

 

정채봉 작가님을 만난게 언제였더라?  우연히 오빠가 고등학교시절 사온 "어른들을 위한 동화"였던가?  그걸 읽고 감동받아서 꾸준히 찾아 있는 작가님.  그러다 암으로 돌아가셨다 하셨을때 무지 마음 아팠던 작가님.

이세상에 많은 작가들이 새로이 등장하고, 이슬처럼 사라져 가셨을때 유일하게 맘 아팠던 작가님은 정채봉 작가님과 피천득 작가님.

그래서, 어쨌거나 이분들의 글을 읽으면 아련하고, 애리고, 따듯한 느낌이 함께 함을 느낀다.

비록 돌아가셨지만, 간혹 이렇게 책을 어떻게 구해서 읽게 되면 그 느낌을 오롯이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이제껏 동화작가시라서 그런류의 책만 만났는데, 몇년전 사두고 묵혀둔 책을 꺼내보니 시집이다.

보통때 같으면, 시집이라 쳐다도 보지 않았을텐데 그래도 정채봉 작가님 시집이라 읽는데 전혀 거부감이 없다.

 

시 한편한편마다 병원에서 지내실적 이겨내는 모습과, 조금은 좌절하는 모습,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을 그리워 하는 모습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뭔가 휘휘돌려서 쓴 느낌보다는 마음에서 그대로 풍겨진 느낌을 활자로 옮겨놓은 느낌.

그래서, 시가 시같으면서도 작가님의 생활을 그대로 눈에 그리게 된다.

 

살아계실적 출판한 시집을 돌아가신 후 이제서야 읽어보니, 그 느낌이 왜 더 안타깝고 아련한지.....

책속에서 미소짓고 계시는 작가님의 모습이 따듯하고나..

오랜만에 만난 시집이 정채봉 작가님의 작품이라 좋았다.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 마음으로 받아들여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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