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어린왕자
장 피에르 다비트 지음, 강소라 옮김 / 사람사는세상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책 좀 읽는 사람이라면, 아니 책을 그다지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어린왕자>에 대한 얘기는 어디서고 들어봤을 테고, 실제 몇번을 반복해 읽어본 사람들이 많을것 같다.  그만큼 어린왕자란 책은 우리 가슴에 깊은 여운과 감동을 안긴 책이다.

사실, 돌이켜보면 나도 중학교때 좋아했던 국어선생님이 제일먼저 <어린왕자>에 대해 말씀을 해주셨던것 같고, 그 기억도 희미하다가 어렴풋이 여우의 기다림에 대한 대목을 인상깊게 말씀하시던 모습이 떠올라 그때쯤인가 보다 한다.  그후에 언니집 책장에 꽂혀있던 <어린왕자>를 처음 대했지만, 그땐 휘적휘적 넘겨보며 '이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라는 게 내 첫 느낌이었고, 다시 깊이있게 책을 보게 된건 고등학교때 쯤이었던거 같다.

 

병원에 잠깐 입원할 일이(?) 있어 뒹굴거릴때 사촌오빠가 <무소유>와 함께 사준 책이 이 책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때도 읽으면서는 그렇게 큰 감동까지는 받지 못했더랬다.  그런데, 언젠가 다시 성인이 되고 어린왕자의 글을 곱씹어 보니, 또 새롭게 다가오는것이 그제서야 아하~하는 느낌이 온게다.  그만큼, 나는 어린왕자의 깊이를 깨닫는데도 꽤나 긴 시간이 걸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뭘 그렇게 깊이 느꼈냐 질문하면 어물쩍 넘어가 버릴 수 밖에 없는게 또 <어린왕자>가 아닌가 싶다.

동심 운운하며, 쉽게 말해버리기엔 너무 아깝고도 아까운 책이니까.

 

그래서, 늘 몇년에 한번씩 어린왕자는 꺼내 읽고, 꺼내읽고 하는지 모르겠다.  그만큼 참 책 두세번 읽기 싫어하는 나에게도 몇번씩이나 읽게 만드는 책이다.  그리고, 물론 다시 읽을때마다 느낌은 새롭다.

 

그런 어린왕자를 다시 만났다고 하니, 이 책은 또다른 어린왕자를 좇고 있겠거니 하는 기대감이 새삼 컸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난 나는, 이거 뭐...... 패러디에 대한 관대함으로 봐 줘야겠다.  싶다가도 역자의 모더니즘 운운, 포스터 모더니즘 운운 하는 책 내용보다 더 긴 것 같은 세설에 지쳐버렸다.  (제발, 뭐 좀 아신다고 이것저것 어려운 말 갖다붙이며 세세히 분석 좀 안 했음 하는 바램은 나의 무식함의 소치인건가?)

 

좋다.  패러디에 대한 것.  그러나, 뭔가 좀 새로울 수는 없었을까?  비행기 조종사의 직업이 공상하는 여행을 즐기는 남자로 바뀌었다고해도 그것뿐이쟎는가.  책 속에 드러난 별 하나하나의 인물들도 기존에 만났던 <어린왕자>에서 봄직한 사람들이쟎는가.

아, 패러디를 깊이있게 이해하지 못했음이리라.  나는 그저 책속 저자의 직업과 비행기 대신 배가 등장하는거 외엔 다른점을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  패러디라고 보기에도 아쉬움이 큰 작품이다.  그래서, 이런 엄청난 사랑을 받는 책은 패러디나 그외 손대기가 쉽지 않은 문제인게다.  왠지 읽는데 질렸고, 재미도 없어서 하품만 찍찍하며 어렵게 읽어낸(!) 책이다.  글자읽기에 급급했고, 아쉬움에 쯔쯔거리며 읽었던 책이다.  아숩고나.  다시 진정한 어린왕자를 만나나 했더니.....  아니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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