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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요리
하시모토 쓰무구 지음, 권남희 외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요즘 일본소설에 요리책이 대센가 보다. 그리고, 거기에 힐링이 더해지는 것 또한 유행인가 보다. 사실, 일본소설엔 음식에 대한 힐링이야기들이 심심찮게 많이 들어가는 편이고, 그런 책을 대할때마다 내 마음마져 힐링이 되는거 같아서 은근 나도 이런 책을 좋아한다. 얼마전에 읽은 "꽃아래 봄에 죽기를"이 그랬고, "한밤중의 베이커리"가 그랬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냉장고에서 연애를 꺼내다." 라는 책 역시 그런 의미로 좋아한다. 왠지 음식과 함께 하면 마음이 따듯해지고 마음마져 훈훈해지는 기분이 든다고 할까나.
결국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건 정성이 가득한 음식이 함께 하면서 스르르 녹아내리는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비슷한 류의 책이 나와도 나는 그저 감사하고, 고맙다. 언제 읽어도 마음 따듯하고 좋으니까.
이책 역시도 결국 그런의미이긴 한데,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이제껏 만난 음식 힐링 소설중에서 가장 짧은 단편을 지니고 있다는 거다. 그래서, 얼마되지 않은 페이지 수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야기들이 등장하고, 많은 음식이 등장한다. 그리고, 어떤건 사실 요리라고도 할 수 없는 것도 있다. 콩 27알을 볶은건 요리라고 할 수 없지 않은가? 크크.
제일 처음 단편을 읽고, 응? 하고 너무 몇장 안되서 끝나길래, 어라? 연작 소설인가 부다 했다. 그런데, 아니다. 진짜 짧은 단편인거다. 그 짧은 단편으로 많은 이야기를 전해준다. 오호~ 새해 신년맞이 대 청소를 시작으로 하는 이야기에서부터 크리스마스 겨울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는 일년 사계절을 전부 체험 할 수 있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사실, 난 읽으면서도 그게 사계절을 다 도는건지 어떤건지도 몰랐다. 워낙 이야기들이 짧게 짧게 이어지니, 뭔가 이야기가 될만하다 싶으면 끝~이 되어 버리는 판국이니, 그냥 요리에 따라 읽는 맛에 열중했다고 할까? 그런데, 다 읽고 권남희 역자의 이야기를 읽고난 그때서야 아하~ 했다는 거다. 나도 참 책을 뭐 대충 읽은것도 아닌데, 왜 그런것들을 캐치하지 못했을까나?
음식이나, 간단한 콩 한쪽으로 마음이 치료되고, 상처받은 곳을 보듬는 건 좋은데, 사실 다른 힐링 소설들에 비해 그 여운이 짧은건 정말 책 내용이 한편한편 너무 짧기 때문이다. 그 여운을 간직하려고 할라치면 이야기가 끝나버리고, 왠지 뭔가 마무리가 안된느낌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물론, 여기서 소개하는 음식들은 나름 따라하기도 쉬워 어려운 레시피가 아니래도 후다닥 해 먹을 수 있는거라 그런점은 좋기도 하다. 그리고, 커피한잔은 음식으로 치지도 않으니까. 짧디 짧은 이야기를 음식으로 풀어낸 작가의 필력은 괜찮은 것 같다. 하지만, 뭔가 좀 아쉽다. 역시 얘기가 마무리 되지 않은 개운치 않은 느낌이랄까? 그런 기분이 드는것 또한 사실이다. 짧아도 너~무 짧아 주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