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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의 도시
폴 오스터 원작, 폴 카라시크.데이비드 마추켈리 글.그림,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이걸 "폴 오스터" 책이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폴 카라식"의 책이라고 해야할까? 일단 원작은 "폴 오스터" 작품이 맞으니 그의 책이라고 하겠지만, 그래도 만화로 각색한건 "폴 카라식" 이라서 좀 애매하긴 하다. 내용에 중점을 두느냐, 각색에 중점을 두느냐의 차이인건가? 일단 난 "폴 오스터"의 작품이지만 "폴 카라식"의 작품이라고 무게를 더 두기로 한다.
사실 "폴 오스터"의 작품을 무던히도 사재끼고 있지만, 부끄럽게도 한권도 아직 읽지를 못했다는 사실이다. 입소문이 워낙 많이 난 터라 그 입소문만 믿고 저가로 풀리거나 탐이나면 그냥 막 사재꼈다. 게다가 요즘은 원체 절판되는 일이 잦다보니 책이면 무조건 사놓고 보는 나의 습성에 더 불을 지르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는 그 수위를 조절해서 막 지르는 짓은 안하겠지만 툭하면 절판되는 우리 출판계의 현실이 안타깝긴 하다. (아, 얘기가 옆길로 샜어.)
일단, 가볍게 만화로 만난 "폴 오스터"의 뉴욕3부작 중 하나라는 <유리의 도시>. 그러나, 어째야쓰까. 나 이 작가랑 안 맞나봐. 만화로 읽는데도 어려워. 난해해. 이해하기가 쉽지 않어. 어쩌면 좋냐는..... 책은 마구 사재꼈는데 어째 각색된 만화로 봐도 어어어? 이거 뭔가요? 가 되고 있어서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일단 가볍게 만나보고자 이책을 집어 들었는데 으허헝, 뉴욕 도시의 뭔가 공허함과 허전함 그리고 이해 못할 사건에 휘말리는 그러나, 그 사건속에서 새로운 인간의 고뇌가 엿보이긴 한데, 그걸 잘 이해를 못하겠다.
어떤 단어로 설명해야할지 좀 난해한 기분이 든다. "폴 오스터"의 글이 이런 느낌이란 말인가? 정녕 이런 느낌이란 말인가? 아니면 만화로 표현되어져 더 난해한 것인가? 심각히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폴 카라식"의 그림체가 그 난해함을 더하긴 했다. 이야기를 더 잘 표현하기 위해 그려진 그림체가 오히려 더 난해함을 가중시키는 기분. 도대체 만환데도 만화가 아닌게야. 만화인데도 더 어려운 게야. 어쩔끄나.
읽을수록 어려워지는 기분이었다. 절대적 인간의 고뇌가 보이고, 내가 아닌 나를 표현하는 "폴 오스터"식의 글 방식에 흠~ 하고 한숨한번 쉬어야했던 만화 아닌 만화.
일단 이 책을 읽고 든 생각은 어떻게든 빨리 집에 쌓여 있는 "폴 오스터"의 원작을 먼저 만나봐야겠다는 결심만 굳혔을 뿐. 그나저나 내 스타일이 아니면 저 많은 "폴 오스터"의 작품은 어쩌란 말인가. 완전 좌절이로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