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力

가족力 -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승승장구하는 행복한 가족의 힘
김성은 지음 / 팜파스 / 2012년 10월

우리 가족의 힘과 한계력은 어디에서 오는걸까?

사실 처음 이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는 뭔가 또 지루한 사실들만의 나열을 읽게 되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다.  물론, 뭐 책을 다 읽고도 뭔가 색다른 깨달음을 얻었다거나 그런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가족의 힘이라는게 그리 먼 것이 아님을 새삼 실감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할까?  그리고, 미쳐 내가 깨닫지 못했던 사실들이 이책을 읽으며 나와 대입되는 것을 느끼며, 아하~ 나도 그냥 아직은 어린이+어른=어른이 로 살아가는 자라지 못한 사람일 뿐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일단, 가족의 힘을 얘기하고 있지만 챕터별로 하나하나 읽어가다보면 태어나 자라면서 부모가 되고, 황혼으로 늘어가는 과정까지의 인간의 인생사가 전부 담긴 책이다.  처음 태어나 자아정체를 갖기 시작하면서 느끼는 감정과 부모가 되어 아이를 낳고 길러가는 과정의 이야기들.  그리고, 그 아이들이 자라서 독립을 하게 되는 이야기에서 나는 연방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나와 얘기를 대입해 보면서 웃기게도, 아니 어쩌면 건방지게도 나는 우리 가족의 힘은 좀 있는 편이라는 우스운 결론을 내렸었다.  초반에 말이다. 초반에......  그런데, 중간쯤 내가 부모가 되고, 아이를 낳은 이유와 그 아이를 키워감에 있어 제대로 행하지 못한 일들을 어릴적 가족의 힘에 비유해 얘기하는 부분에선 "헉" 했다.  그야말로 나는 덜 자란 어른이었던 거다.  그냥, 아이만 낳으면 되는 참 대책없는 어른이었고, 어떻게 키워야하며, 지금의 우리 아이가 사춘기가 되면서 겪게 될 이야기들까지 들어가면서 반성아닌 반성을 해야했다.  물론, 아직 난 청소년기를 보내는 자녀는 없다.  하지만, 앞으로 내가 그려나갈 그림이 어쩌면 가족의 힘이 작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을거 같아서 두려움이 앞선던 거다.  딱히 아이의 공부에 크게 힘을 싣진 않치만, 그래도 아이를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아이의 학교생활에 간섭하게 될것이고,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지나 않을까, 혹은 선생님께 미움받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에 선생님한테 뭔가를 해줘야 하는거 아닌가 하고 안절부절 할께 뻔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아직 아이가 내 소유물이라는 개념이며, 내 스스로가 아이를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고, 아이의 정체성을 가벼이 생각하는 어른들의 그릇된 생각이라는 글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이책의 글들처럼 완벽하게 가족의 힘을 기르기란 쉽지 않다.  나 혼자만의 일도 아니고, 나는 이책을 읽고 깨달았지만, 우리 신랑은 그런느낌도 없이 자기가 힘들면 나에게 기대고 자신을 돌봐달라고 할것이며, 나역시도 이책을 읽고 깨달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부모님들께 아이를 맡기고 아이의 양육을 기대하게 될지 모른다.  그래서, 실천이 꽤 힘들거라는 사실이 명명백백하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그래도, 뭔가 가족의 힘이 희미하게나마 뭔지 깨닫고 보니, 아직 내가 덜 자랐다는 생각을 하고보니, 이래선 안되겠다는 깊은 통찰과 반성이 와서 다시금 되돌아 보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

내가 생각하는 내가 다가 아님을 깨닫는 귀중한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이책은 초반엔 그저 그런 책으로 부류하게 되지만 읽어갈수록 책의 깊이를 음미하고, 느낄수 있는 책이었다.  으흠, 좋구나.  가족의 힘.  우리도 길려봐야겠다.  신랑~ 신랑도 같이 읽어보고 같이 공감하면 안되겠수?  같이 책 좀 읽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