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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부탁해
곤도 후미에 지음, 신유희 옮김 / 북스토리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에게 진정 "청춘"은 뭘까? 젊은? 그걸로 모든 청춘을 대변할 수 있는가? 그런 생각이 문득 든다.
하긴, 그러고보면 젊었을때 멋몰랐던 그 시절이 어찌보면 가만히만 있어도 멋드러진 "청춘"이 아니었던가 싶다. 그때는 사소한 고민거리도 큰 고민거리처럼 느껴졌었고, 사랑이야기에 아파하면서 밤새 울어도 됐었고, 앞길은 막막하지만 그래도 뭔가 신나는 설레임이 있었다. 지금? 지금도 그다지 나이 들었다고 할 수 없지만 미래에 대한 설레임이 없고, 사랑에 대한 설레임이 없고, 웃기지도 않은 고민거리를 안고 심각히 고민상담을 하면, "니가 애냐?"라는 핀잔을 들어야 하는 나이가 돼 버려서 "청춘"이라는 단어가 나에게 준 특권이 얼마나 큰 것이었던가 하는 뒤늦은 깨달음과 그때를 실컷 즐기지 않았음에서 오는 후회도 든다.
아, 하긴 그래도 또 즐기자고 들면 그때처럼 못할것도 없다. 단지 스스로의 굴레에 씌여서 난 청춘이 아니라는 스스로의 자각에 빠져버리는 자괴감이 먼저 들어버리니 난 이미 청춘이라는 단어로 뭔가 설명하기엔 "꽝"이 되어버린게다.
곤도후미에의 책은 처음이다. 집에 사둔 책이 있긴한데 아직 읽지를 못해서 이책이 처음이 돼 버렸다. 그런데, 첫느낌. 좋다. 나쁘지 않네. 이런 청춘이야기를 풀어낸다니 좋다. 풋풋하면서 그녀의 이야기가 공감된다. 나도 한때 그랬고, 그시절을 지나쳐오며 한 고민들이니까. 딱 이책의 주인공처럼 직장에 대한 고민도 많았고, 내 적성을 찾아서 뭔가 해야하지 않나 하는 고민도 했었으니까. 결론은 내 적성이 뭔지 몰라서 난 그냥 파토내고 말았다는 거. 하지만, 여기 나나세양은 적성이 있음에도 어쩔수 없이 정직원에 대한 갈망으로 자신의 자리를 찾지 않는건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 반전으로 뭔가 그녀가 박차고 일어나 큰일 하나쯤 헤쳐 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게 돼 버려서 아쉽다. 하지만, 그게 오히려 현실성이 있긴하다. 갑자기 뭔가 성공하고 스타가 되고 하는 그런거...... 그런건 정말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일이니까, 결국 곤도후미에가 말한 이책의 진실이 지금 현재 청춘들의 초상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뭔가 신비로운 아카사카(이 이름이 맞던다? 고새 까먹었네.)의 등장은 이야기의 새로운 맛을 더한다. 현실의 인물이면서도 뭔가 신비로움이 더해져서 나나세양의 의지처가 되는것이 흥미롭다. 주변에 그런 인물이 있다면 나는 과연 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는 사람이 됐을까? 하는 의심은 들지만 말이다. 일단 나나세양처럼 무조건 그를 믿고 따르진 않았을거 같다. 경계심 100% 발휘해서 제대로 말조차 걸지 않는 사이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실과 조금은 신비로운 느낌까지 더해져서 책이 읽는 맛이 더해진다. 청춘의 고민거리와 사랑이야기도 와 닿아서 더 좋았다. 어디선가 본 듯한 주인공 나나세 양이기에 더 이야기 맛이 살아난거 같다. 청춘을 부탁해. 그래 가버린 내 청춘을 더듬는 기분도 느끼니 그 청춘쯤 부탁해도 들어줄 수 있다. 곤도후미에 괜찮은 작가를 만났구나.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