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와 도깨비
닐 이라니 글, 유혜경 옮김, 박윤 그림 / 아롬주니어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어릴적 나는 거울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지금은 도저히 그때의 기억이 나지 않으니 안타깝기만하다.  그저 떠올려보면 운동회 간다고 룰루랄라 신나했던 기억밖에 없으니.....  그러고보니, 머리카락이 길어서 엄마에게 오늘은 요렇게 땋아달라, 내일은 저렇게 땋아달라 요구한적은 있었던거 같다.  지금도 어느정도 그렇치만 내 의견을 크게 내세우는 성격은 아닌탓에 내가 갖고 싶었던걸 요구하지 못하고 엄마나, 언니가 사준걸 울며겨자먹기로 갖게돼서 무지 슬펐던 기억도 난다.  하지만, 역시 이리 생각하고 저리 생각해도 거울을 보던 내 모습은 기억나지 않는다.  왜지?  그냥 난 참 못났구나.  그런 생각으로 어린시절을 났던거 밖엔.....

 

우리 주인공도 어쩌면 나처럼 자신을 못난이로 생각했던듯하다.  그러니, 거울을 볼때마다 자신의 모습이 아닌 도깨비가 보이지.

이리보고 저리봐도 도깨비 뿐이다.  그래서, 소녀는 큰 모자를 써야만 했다.  친구들이 자신의 도깨비 모습을 보면 안되니까.

그러니까 말하자면 우리 꼬맹이 주인공은 자신과 주위의 친구들 사이에 엄청난 벽을 둘러치고 있었던 거다.  그 이유가 어디서 기인했는지는 모르겠다.  아무래도 성격탓일수도 있지만, 집안의 분위기 일수도 있다.  자세한 설명은 없지만 뭔가 큰 상처를 받은게 아닌가 싶다.  자신과는 모두가 별개라고 생각하는 철저히 고립된 아이.

하지만, 그런 아이들이 상처받기도 쉽지만 사랑하기도 싶다.  그저 우연히 내밀어준 친구의 우산에 자신이 더이상 도깨비가 아닌걸 깨닫게 되는 순간이 온거다.  거울속의 자신의 모습을 이리봐도 저리봐도 이쁘기만 한 이쁜 공주님인 거다.  작은 관심하나가 우리의 주인공을 완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역시 사람은 서로 얽히고 부딪히면서 겪어봐야 한다는 걸 새삼 느낀다.  黴타맛� 세계속에 갇혀서 위축되고 자신없어 하면 영영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거다.  그래서, 우리 주인공에서 손을 내밀어준 그 친구가 새삼 고맙다.

 

그림도 꽤 멋드러지고 이야기가 깊이가 있어서 생각할 거리도 많다.  글밥이 좀 있어서 사실 우리 네살짜리 꼬맹이가 보기엔 부담스러울거 같아서 내가 열심히 읽어줬는데, 희한하게도 우리 꼬맹이는 이 그림으로 자기가 이야기를 만들어 내서 도리어 나에게 읽어준다.  좀 더 자라서 봐야할 동화책이라고 아쉬워 했었는데 또 그런대로 관심을 가지니 이 동화책이 꽤나 좋아진다.  어른이 읽어도 괜찮을 그런 동화책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우리 꼬맹이가 글을 만들어 내기까지 하니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