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의 정원
리앙 지음, 김양수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그동안 책을 손에서 놓았던건 아니다.  단지, 한권의 책을 읽는데 진도가 너무 안나가 책은 안 읽고 마냥 빈둥거리는 꼴이 돼 버렸다.  그렇다.  <미로의 정원>이 나를 너무 힘들게 했다.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면 또 딱히 할말도 없는데 이상하게 지겹고 어려워서 읽는데 곤욕을 좀 치뤄야했다.

"사랑은 그렇게 성난 파도처럼 나를 덮쳤다."  이 문구만 본다면 정말 사랑에 온 몸을 던진 한 여인의 격정적 멜로라고 생각되어 지지 않는가?  그래서 아, 이 가을.. 나도 진한 사랑이야기에 올인이나 해보자.  싶은 생각도 있었고, 대만이나 중국소설에 꽤 관심이 있는 탓에 이건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런 이런.. 이건 오산일쎄.....

 

사랑이야기이긴 하지만, 또 정치이야기이기도 하며, 시대상을 반영한 사회이야기기도 한, 뭔가 정의를 내릴 수 없는 복잡 다단한 이야기다.

그야말로 시점은 어린시절과 지금의 시절 그리고 사랑을 하게 된 시절까지 들쑥날쑥이라 초반부엔 읽다가 "이게 뭐냐고~!" 라고 외칠 수 밖에 없었다.  당최 이해가 되지 않았으니까.  까만건 글씨요 흰것은 종이로다.  그야말로 글자를 머리속에 쑤셔박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중반쯤 흘러가자 그제서야 조금은 이야기의 틀이 잡히고, 감이 오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나를 지겹도록 하는 깨알같은 글씨들은 어쩔수 없었지만 말이다.

 

대만도 우리와 같은 정치적 격변기가 있었고, 주잉홍은 그런 격변기를 겪는 아버지의 곁에서 여러가지를 보고 배운다.  그리고, 아버지가 늘 사랑하고 아끼신 함원에서 아버지의 모든것들을 이해하고자 어린나이에 노력하는 소녀다.  하지만,  전부를 이해하기엔 좀 버거운 시대상이 아닌가 싶다.  곳곳에 아버지를 그리워 하는 느낌이 가득하지만, 그것은 늘 정원과 함께인 아버지다.  아버지와 정원, 그리고 대만의 시대상을 반영시켜 사회적인 이야기를 곳곳에 투척해 두고 있다.  우리나라와 경제상황들이 이어지고 정치적인 격변기가 이뤄진다.  그런점에서 마치 이 소설은 우리나라의 시대상 흐름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도 들게 한다.

 

물론, 표지에 나온대로 사랑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사실 표지에서처럼 사랑이야기가 주가 아니라는 거다.  주잉홍이 목숨걸고(?) 린시겅을 사랑하긴 하지만, 딱히 그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는 느낌은 없다.  단지, 흠.....  신흥 부자들의 밤 놀이문화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내비친 모습이 우리나라도 그러한가? 하는 의문이 좀 들 뿐이다.

 

책의 전체적인 느낌은 나쁘지 않으나, 솔직히 읽는데도 지겨움이 따랐다.  개인적인 견해차이 겠지만 한 여인의 인생이야기가 너무 뒤죽박죽이다.  사회적, 정치적 이야기를 담으려한 의도는 좋았으나 그 마져도 글이 지겹고 복잡해서 읽어내는데 좀 급급한 느낌이 있다.  대만소설에 대한 느낌이 좋았는데 왠지 좀 아쉬움이 드는 이기분.  표지처럼 차라리 새빨갛고 진한 사랑이야기나 펼쳐졌으면 더 재미나고 분위기 있었을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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