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 트라비아타
이부키 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이 작가에 대해 무지 기대가 컸던건 지난번 "49일의 레시피"가 너무나 감동적이었고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작가의 이름을 제대로 외우지 못한건 요즘 내 나이 탓을 해야할듯 하다.  젊은 날에는 읽지 않은 책의 작가도 척척 외우고 아는 척을 했었는데, 요즘은 읽고나서도 작가의 이름도, 심지어는 책 제목도 금방 잊어버리기 일쑤여서 대략난감한 일이 많다.  아, 이렇게 나이를 먹어가는 것인가?  아이고나, 이런 신세한탄을 하려던 것이 아닌데...... 쩝.

 

어쨌거나, 그래서 이부키 유키라는 작가에게 결론은 기대를 무지 했었는데, 이책은 "괜찮다."라고 말은 할 수 있겠는데, 뭔가 또 아쉬움이 남는다.  그게 도통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아쉬움이 남는다.  이책이 데뷔작이어서 아마 아직 덜 다듬어진 글에서 오는 뭔가 미숙함이랄까?  그래도, 괜찮긴한데 이 기분은 뭐지?

 

어쩌면 책 읽는 내내 좀 지루한 느낌을 받아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저마다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키미코와 대비되는 주인공 데쓰지.  둘다 39의 마지막 여름을 어머님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만난 곶의 마을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제 삶에 지쳐서 뭔가 제대로 되지 않는 데쓰지.  사는것도 힘들고, 그렇다고 엉뚱하게 죽는것도 힘든 말그대로 지칠대로 지쳐버린 우리네 가장의 모습이다.  그래서, 부인과의 사이엔 벽이 생기고, 직장에서는 그야말로 휴가라는 명목으로 쉬엄쉬엄 어머님의 유품을 정리하기위해 곶의 작은마을에 찾아든다.  그런데, 그곳에서 여름을 나는 키미코라는 활기넘치는 친구가 있었다.  그렇다.  그들은 마치 어린시절 친구들이 추억을 쌓아가듯 친구사이로 편안하게 추억을 한편한편 쌓아간다.  물론, 그게 결국 추억으로 이름붙여지기엔 그네들 모두 자라버렸고, 그 감정이 사랑이라고 깨닫기 충분하고도 남은 나이이니 서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어쩔수 없는거다.

 

두사람 사이의 가슴 포근하고 따뜻한 이야기도 좋치만, 전체적으로 그 마을의 분위기도 꽤 마음에 든다.  키미코가 있어 그 밝음이 더 � 전달되고 따듯한 느낌이 드는것도 사실이지만 왠지 어린시절 고향을 생각하게 하는 마을 분위기 같기도 하다.  어쨌거나, 사실 뭐 불륜으로 따지고 들자면 불륜일 수도 있지만, 정신적인 사랑(?)이라고 이름 붙여야 할까?  서로에게 위안과 편안함을 주는 상대.  과연 만나기가 쉬울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의미에게 그들은 전혀 어울리지 않을거 같지만 또 의외로 괜찮은 조합을 이뤄내며 하나의 사랑으로 피어오른다.

 

그냥, 흠, 전체적인 느낌이 흔히 볼 수 있는 일본소설의 느낌이라 사실 그다지 큰 감흥은 없다.  작가의 이름에 큰 기대를 걸었던 내 아쉬움이 더 큰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따듯하지만 나는 왠지 좀 지루했던 라트라비아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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