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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코, 연애하다 ㅣ 노리코 3부작
다나베 세이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다나베 세이코라는 이름을 너무 많이 들어왔고, 그런만큼 기대도 컸다. 이책은 그러니까 읽고보니 <노리코 3부작>인 거다. 다나베 세이코가 쓴 <딸기를 으깨며>와 <아주 사적인 시간>의 연작시리즈 중 가장 첫번째 이야기인거다. 그럼에도 어찌어찌 출판이 가장 늦어져 버렸지만, 그래도 읽는데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고 하니 순서를 그렇게 중요시 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물론, 나는 다행스럽게도 이책을 제일 먼저 읽는 행운을 잡았으니 이제 다른책들을 읽어보면 되는거다.
작가가 유명했던 만큼 기대도 컸던 탓일까? 사실대로 얘기하자면 주인공 노리코에게 좀 실망스러워져서 "응? 정말 다나베 세이코가 쓴 작품 맞아?" 가 돼 버린다. 일본소설을 읽다보면 결국 우리와 다른 문화속에 살고 있음을 느끼지만, 이번만큼 그 깊이를 깊게 느낀적도 없는것 같다. 대체로 불륜은 너나나나 할 것없이 나오고 있으니 일본문화 운운할 입장은 아니고, 그런이야기에 거부반응도 이젠 그다지 없는데 어느책이건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감정이입이 돼서 불륜도 "응응, 이런 불륜은 괜찮아"라는 말도 안되는 이해를 해 버리건만, 난 왜 이책의 주인공 노리코의 생활방식은 이해가 되지 않을까?
어쩌면 답답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정작 자신이 너무도 좋아하는 고로앞에서면 아무말도 못하고 눈도 못맞추면서 그렇게 좋아하진 않치만 성격이나 성적으로 끌리는 고, 그리고 미즈노와의 애정행각은 솔직히 좀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물론, 젊은 남녀가 만나는 것에야 뭐 상관이 있겠냐만 불륜은 곤란하다. 가 돼 버리니, 결국 노리코의 마음에 내가 들어가지 못했다는 거다. 자신이 좋아하는 고로는 엉뚱한 친구에게 뺏겨버리고 그 주위를 빙빙돌면서 마음 정리는 제대로 안됐으면서 허허 웃고 있는 노리코가 나는 답답하고 싫었다. 어쩌면 나는 실연당한 그녀가 점점 깊어지는 아픔을 느끼고 그 아픔속에 침잠해지길 바랬는지 모른다. 그런데, 그녀 노리코는 또다른 남자들과의 만남을 이어간다. 물론, 그 만남들이 고로에게 향했던 짝사랑을 치료해주진 못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만남임에도 결국 만나고 헤어지고 또 헤헤거리는 느낌이다.
정녕 그녀가 연애를 하긴 한건가? 나는 이 제목에 고개를 갸우뚱해본다. 마음을 주진 않았지만 함께있으면 웃음이 나는 그런 고와의 만남이 연애인가? 뭔가 강렬하면서도 자신을 끌어당기는 미즈노와의 만남이 연애인가? 그렇다고 짝사랑만 한 고로와 연애라고는 할 수 없고.......
전체적으로 노리코의 행동이 답답해서 나는 좀 싫었다. 짝사랑에 아파하는 그녀를 보는것이 내가 더 아파서 싫었고, 고백한번 제대로 해 보지 못한 그녀의 모습이 싫었다. 그러면서 헤헤거리며 또 딴남자들을 만나는 그녀의 마음이 나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정말, 정말 그녀가 연애를 하긴 한건가? 한거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