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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먹는 두꺼비
송현승 지음, 장동일 그림 / 아롬주니어 / 2012년 3월
평점 :
아, 난 왜 자꾸만 책 제목이 "글먹는 도깨비"로 변하는 걸까? 자꾸만 두꺼비가 도깨비랑 혼동되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역시 3초 기억력이란......
참 소재는 참신하다. 요즘 동화책들을 읽다보면 어디서 이런 기발한 소재들이 생겨나는지 감탄해마지 않는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상상하고 이야기를 써내는 동화작가들이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강해져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런데 문제는 소재는 참신하나, 책을 읽어나가다보면 뭔가 빠진듯한 아쉬움이 드는건 왜일까나? 소재의 참신성에 비해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글먹는 두꺼비를 상상하는 것. 이건 정말 획기적인 일이다. 나는 글을 먹는다는 생각은 커녕, 책을 씹어먹었다는 예전 선배들의 이야기조차 그냥 웃고 넘어가버리고 마는 실정이고 보면 글을 먹은 두꺼비가 똥으로 글을 써낸다는 생각은 오~하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든다.
게다가 예전 신화를 엮어 두꺼비를 쫓는 할아버지와 책속의 두꺼비를 보호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술래잡기 또한 나름 괜찮은 설정이었다.
그러면서도 책을 읽고, 아쉬움이 드는 이 기분은 뭘까?
너무 어른의 눈으로 책을 읽어서 일까? 요즘 동화책을 제법 읽어내면서 예전에 동화책이 우습다는 편견을 가졌던 내 시각이나 느낌도 많이 바뀌었는데, 이책은 읽으면서 '이거 뭐 좀 유치한' 이라는 생각이 든걸 보니, 다시금 세상에 물든 어른의 심성으로 책을 읽어나가는 사람이 돼 버린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사료적 가치와 연구를 무시하고 무조건 두꺼비를 보호하고자 하는 아이들의 눈높이가 난 싫었고, 실제 두꺼비를 너무 싫어하는지라 그 두꺼비를 만지는 아이들의 손길을 뜨허~하며 징그러워해서 싫었던거 같다. 두꺼비를 만지는 아이들의 손을 의식한걸 보면 책으로의 감정이입은 엄청나게 잘된거 같은데, 왜 동화책속의 깊이있는 내용은 이해가 안가는 걸까나?
두꺼비를 보호하고자 하는 아이들에게도 별 감동도 못 받아서 뭔가 좀 아쉬운 책읽기가 되어버린거 같다. 그냥 에둘러 말한거 같은데, 솔직히 재미가 없다. 이래선 아이들에게 읽으라 권하기도 아쉽지 않은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