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런 젠장할.......  나는 또 <향수>의 주인공 그루누이와 더불어 벤 브레드포트를 동정하며, 이해하고, 이들이 행복하게 살아야한다는 주장을 펼쳐야 하는 운명에 처해진 것인가?  젠장할..... 더이상 이런사람들을 이해하거나, 동정하거나 하는 짓 따위 하고싶지 않았는데 젠장젠장......

 

워낙에 입소문을 많이 탄 소설이라, 사실 읽기가 그렇게 쉽지 않았다.  예전처럼 입소문 많은 책들을 들기가 싫어지는걸보면 다시 나의 독서패턴으로 돌아가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내심 기쁘기도 하지만, 사실 어쩌면 입소문에 비해 덜한 스토리로 내 기대감이 와르를 무너져 내려 버릴것만 같은 불안감 때문에 더 책을 읽기가 꺼려졌는지 모른다.

그래도 어쩌랴.  이 녀석이 어느순간 내 눈에 들어왔고, 뭐 좀 늦긴했지만 이때쯤엔 읽어줘야하나? 하는 의무감 같은 것도 들고해서 책을 집어들었더니.... 이건 뭐 거짓말이쟎아?  책을 잡으면 손에서 놓을 수 없대매??  그런데, 난 초반에 엄청나게 여러번 손에서 놨거든????  그만큼, 초반에 이책은 내 시선을 끌지 못했다.  두껍기도 오지게도 두껍고, 표지도 말이지 그다지 내키는 스타일이 아니고......  나처럼 표지에 혹하는 인간에게 이표지는 흥미를 유발하긴 하지만 확 끌어당기는 맛은 없다.

 

여튼 좋다 이거야.  어쨌거나 읽기로 한거니까 읽어보자고.....  언젠가... 조금만 읽어가다보면 정말 책을 손에서 손을 수 없겠지... 라는 뭐 나한테 거는 최면이랄까?  아니면, 그만큼 재밌다고 소문낸 사람들을 믿어보자는 기분이랄까...

 

그런데, 이거이거 정말 거짓말이 아니군.. 아니었던 거다.  정말로 한 이틀 정도 고생하며 꾸역꾸역 읽어가다보니, 이거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다.  왜냐고?  뭐 그 줄거리는 각자알아서들 책을 읽어보면 알 것이고....(개인적으로 나 역시 이책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책을 읽었기에 오히려 그런 지식이 없는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쨌거나 읽다보니, 내가 생각했던 이야기 전개와 확연히 달라지는 새로운 세상이라고나 할까?  기대없이 읽었더니 그 기분이 더 배가 된다.  게다가 마지막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정말 책을 손에 놓을 수 없게 만들긴 한다.

 

당최...이 주인공의 삶은 어찌되냐고....~!!! 라며, 버럭버럭 되며 책을 읽어야하니까..... 그게 궁금해서 도저히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으니까 말이다.  주인공의 삶이 어떻게 되길 바랬는지 내 머릿속으로 생각한것도 역시 없다.  그런데, 그냥 불행하진 않았으면 하는 바램은 있었다.  그게 왜 인지 정확히 이해할 순 없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어떤 연민이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아, 이런, 작가 이름이 더글라스 케네디라고? (몇번을 외워도 사실 잘 안 외워진다.  예전엔 무슨 책 하면 읽지 않아도 주인공 이름이 머릿속에 콕콕 박히더니... 늙었고나...)  두어권이 책이 더 보이던데, 이 사람 한번 더 만나봐야 아~ 내가 완소해야할 작가구나 아니구나 하는 판단이 설것같다.  사실, 이번책의 내용상으로만 본다면 오오오오~ 감탄사 그 자체지만, 그래도 왠지 별 다섯을 과감히 투척하기에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어쩌면 그건 내가 일본소설에 물들어서 영미권 소설에 대해 박해진탓도 있지만, 이 책을 소장해야하나 말아야하나 하는 갈등스러움도 없지 않아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의 작가적 필력만큼은 엄지손가락 치켜들어도 좋을만큼 멋지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러면서 별 다섯을 주지 않다니.. 뭐냐고 이 심뽀"는.......)

 

멋진 책이다.  스토리 또한 나름 짜임새있고,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들이 이어지고 있어서 흥미도 있다.  그런데, 마치 한편의 영화로 만들면 꽤 괜찮은 영화로 나올것만 같은 이야기여서 그게 나는 뭔가 아쉬운지도 모르겠다.  전형적인 미국영화.. 뭐 그런 기분이랄까나.....

그래도 어쨌거나 역시 내가 그루누이 이후로 다시금 이런 주인공 작자를 동정하게 만드는 작가의 탁월성에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