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서는 누가 죽였나 황금펜 클럽 Goldpen Club Novel
이상우 지음 / 청어람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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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공주의 남자>를 즐겁게 봤었고, 나는 김승유를 좋아하긴 했지만 수양대군도 무시하지 않았다.  우리 신랑은 엄청나게 수양대군을 욕했지만, 어설프게 역사를 알고있는 나는 어쩌면 수양대군이 김종서를 치지않았다면 김종서가 수양대군을 치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수양대군도 불쌍했고, 김종서도 불쌍했다.  어느 누구의 손을 들어주기가 애매한 그런 기분이라고나 할까.  하긴, 나도 역사를 그다지 잘 알지 못하니 누구의 잘 잘못을 따질수가 없는 상황이다.  단지, 그 피비린내나는 <계유정난>을 일으켰으니, 수양대군은 일단 손가락질 받아 마땅하다.  그게 어떤 이유이든 말이다.

 

처음 제목을 봤을때 '당연히 수양대군이 죽였지.'가 내 생각이었고, 그러면서도 이런 뻔한 질문을 던진 제목이라면 뭔가 색다른 느낌이 있을꺼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역사적인 사실들이 있을것 같았다.  역사소설도 좋아하고, 그냥 일반 역사서도 좋아하는 것은 결국 내가 모르는 사실들을 알게됐을때 느끼는 희열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역사가 나를 아주 흥미롭게 만든다. 

 

대체로 책에 대한 사전지식이나, 뒷면에 써진 책내용의 줄거리 요약조차도 거부하는 나는 그럼에도 이번책에서는 허구의 인물 홍득희라는 여인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아버렸다.  그런데 그 점이 오히려 흥미를 더 자극하긴 했다.  사전지식없이 읽고 싶은 욕구도 있었지만, 뭔가 또 색다른 김종서와 관련된 인물이라.......  그렇다면 또하나의 재미난 팩션이 탄생할거 같은 기대감이 컸다. 

 

일단, 이책의 주요내용은 김종서의 삶, 세종적부터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이미 어릴적 영특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검색으로 통해 알았지만 그런 사실들은 건너뛰고 세종시절 함경도쪽으로 나라의 국경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이 보여진다.  그런데, 참 이상한건 나도 그가 장군이라고 생각해서 무신인줄 알았는데, 그는 어엿한 문신출신이었다.  그것도 <고려사절요>를 편찬한 뛰어난 문신.  게다가 텔레비젼 화면속에서의 김종서 역을 맡은 사람들은 그야말로 거대한(?) 외모를 자랑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오히려 이번 <공주의 남자>에서 이순재선생님이 맡았던 외모가 더 김종서에 가깝다고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작은체구에서 그 누구도 뛰어넘을수 없는 카리스마를 뿜어내다니......  그래서, 어쩌면 수양대군마져도 그를 맨처음 제거상대로 생각했는지 모른다.

 

대체적인 이야기는 우리가 알고있는 김종서의 삶이었고, 그속에 홍득희라는 여자두령을 투입해 색다른 러브라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들어있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그점이 이 책의 마이너스중에 마이너스라는 점이다.  그녀가 등장하고 김종서를 사랑하고 그를 위해 목숨도 아끼지 않치만 그녀가 등장하므로써 우리가 알고있던 멋진 김종서라는 역사인물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느낌이 들었고, 오히려 그의 매력을 반감시키고 말았다.  쓸데없는 러브라인이었다는 느낌이다.  그런 여인이 등장해 김종서를 사랑할 수도 있고 그점이 흥미를 끌 수도 있지만, 소설 전체적인 느낌으로 볼때 쓸데없는 러브라인이 아니었나 싶다.  차라리 그저 김종서를 조용히 보필하는 여인으로 나왔다면 어땠을까?  그도 아니면 그녀의 등장을 완전 배제한채 오롯이 김종서의 삶을 다루었다면 어땠을까?  나는 오히려 그 점이 아쉽다.  김종서의 삶을 더 깊이 들어가지 않은점이...... 그리고, 쓸데없는 러브라인을 만든점이....... 

 

내가 깊이 알지 못했던 역사를 알게된건 기쁘지만, 역시나 뭔가 좀 어설픈 사랑얘기와 <공주의 남자> 그늘을 아주 벗어나지 못한 이야기 전개가 썩히나 맘에 들지 않았던 책이다.  큰 기대만큼 실망감도 큰 책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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