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변명2 변명 2
정길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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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1권에 이어 2권의 이야기를 이어가 볼까?  라고 마음을 다잡아 먹지만, 사실 1권에서 열폭하고 광분했던것 처럼 이들의 이야기에 큰 변화는 찾아볼수 없다.

1, 2권 모두 아내의 시점으로 이야기는 진행되고, 현재와 과거가 번갈아 반복되며 이야기가 이어지는 형식이다.

 

여전히 이야기는 그다지 답답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잔잔하기만 해서 읽고 있다보면 울화통이 마구마구 솟아나며, 남편의 행태도 싫치만, 아내의 방관자적 모습도 너무 싫다.  물론, 그녀는 내면적으로 엄청난 고민과 아픔을 지니고 있긴하다.  결국 아내의 시점으로 쓰였으니, 그녀의 입장으로 대변될수 밖에 없는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는 것에 나는 열폭하는 것이다.  자기딴에는 행동했다고?  무시하는거?  그냥 남편이 들고나든, 아무것도 하지 않는거?  그러다 이혼하자.  했다가 또 기다려달라는 남편의 말에 그냥 또 기다리면서 주저리 주저리 변명을 늘어놓는거?

 

솔직히 말하면, 이책의 제목이 "변명"이라고 했을때 나는 남편의 변명을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는거라고 생각했었다.  왜 자신이 아내를 두고, 첫사랑의 여자를 다시만나 사랑을 할 수 밖에 없으며, 그러면서도 아내와 헤어지지 못하고 첫사랑 여자 또한 놓치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자신을 이해해달라고 변명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다.  책을 읽어나가다보면 이건 아내가 왜 그저 남편의 바람을 방관자적인 입장으로 바라만 보고 있는지 자신의 입장에서 주저리 주저리 변명하고 있는것에 불과하다.  결국 남편의 바람에 대한 변명이 아니고, 아내가 남편을 바라만 보는것에 대한 변명인 것이다.

 

그래, 역시 뭐니뭐니해도 남편의 잘못이 크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남편의 이기심에 욕을 하며, 그에게 돌을 던진다.  또한 그래서 남편이 교통사고로 제대로 깨어나지도 못하고, 자신의 첫사랑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때 못된 심보지만 고소하다라고까지 생각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더 솔직히 말하면 드라마처럼 아내에게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고, 자신이 사랑했었던 여자를 잊기를 바랬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나는 그 못된 바람난 남편에 비해 아내 역시나도 무척이나 미웠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그녀가 바람의 빌미를 제공했니, 어쩌니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한번쯤은 자신을 돌아봐달라고 투정할 수 있었고, 괴로움을 토로할수도 있었으며, 차라리 막나갈수도 있었음에도 그녀는 평정을 유지하는 척 너무 차분함을 연기했다는데 인간미가 떨어졌고, 어쩌면 그런모습이 남편을 질리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이랬거나 저랬거나 죽어도 남편이 잘못한건 사실이지만......

 

잔잔하게 만나는 책으로서의 "두아내" 라는 드라마의 원작으로는 의외의 내용이어서 원작과 드라마는 전혀 별게라는 말을 꼭 해두고 싶다.  드라마를 생각하고 책을 읽는다면 그건 잘못된 선입견을 지닌채 읽게 될것이며 분위기 또한 180도 틀리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솔직히 답답함으로 치자면 나는 드라마가 오히려 막장분위기였다고 하더라도 드라마에 점수를 더 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도 드라마는 뭔가 살아있는 사람내음이 났고, 시끄러웠지만 통쾌한 복수가 있었으며, 울화통 터지면서도 마지막엔 자신을 반성하는 남편이 있었다.  하지만, 책은 아니다.  답답한 마음이 가슴을 억눌러서 이야기 몰입도는 좋았지만, 나는 아내의 모습을 절대적으로 이해할수가 없었다.  나와는 다른 감성을 지닌 아내의 모습을 보였기에 더 동화되기 힘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고상한 척, 외면하는 척, 그리고 아무것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며 사는 밋밋한 아내의 모습은 답답함의 그 자체였고, 읽는 내내 나를 불편하게 했던 마음이었다.  차라리, 드라마처럼 통쾌한 복수라도 있었다면 나는 이 책에 후한 점수를 줬을래나?  하긴, 생각해보니 그것도 이책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것 같다.  어쨌거나, 이래저래 답답한 주인공은 나는 싫으니, 이책에 후한 점수를 줄 수 없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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